윈터 몬트리올 4일

캐나다 속 프렌치 감성 도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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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REAL

고풍스러운 정취와 현대의 세련된 감성이 고루 섞인 몬트리올은 캐나다에서 가장 예술적인 도시다.

퀘벡 주

윈터 몬트리올 4일
  1. 기간 3박4일
  2. 장소 페어몬트 퀸엘리자베스, 올드 몬트리올, 올드포트, 몽루아얄, 플라토
  3. 현재 기온 14.9°C

여행 DAY-1

몬트리올로 겨울 감성여행 떠나볼까?

내 마음속 캐나다에서 1순위 여행지는 언제나 몬트리올이었다. 몬트리올은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역사를 잘 보존하고 있고, 미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도시다. 고풍스러운 유럽 분위기의 도시는 호기심을 한껏 불러일으켰다. 도시 곳곳에는 다양한 아트 갤러리, 박물관, 부티크 숍들로 가득하다. 귓가에 프랑스어가 살랑이고, 18세기 풍의 거리를 신나게 걸으며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더 이상 이상적인 여행지는 없겠다 싶었다. 하얀 눈이 뒤덮힌 겨울 풍경은 또 어떨까? 로맨틱한 겨울 감성을 위해 몬트리올로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인천공항에서 몬트리올까지 가는 직항 항공편은 아쉽게도 없다. 하지만 토론토에서 한 번만 경유하면 몬트리올에 금세 도착한다. 경유 항공편을 기다리는 캐나다 공항 내에는 식당, 서점, 기념품 가게 등도 많아 구경하느라 쉴 틈이 없다. 기다리는 시간도 즐겁다. 캐나다 공항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반가웠던 곳은 카페 팀 홀튼 Tim Hortons이다. 캐나다의 국민 카페라고 불리는 이곳은 맛도 맛이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더욱 유명하다. 유학생들이 즐겨 찾는 카페이기도 하다. 어학연수 시절 매일 마셨던 바닐라 라테 한잔 시켜놓고 나니 캐나다에 온 것이 실감 난다. 캐나다에서 마시던 커피 맛이 얼마나 그리웠던가. 

이번 여행은 오롯이 몬트리올을 느끼기로 했다. 몬트리올 내에서의 일정도 3박 4일로 넉넉히 잡았다. 몬트리올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인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 Fairmont The Queen Elizabeth로 향했다. 몬트리올 여행을 위해 제일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 바로 호텔 선정이었다. 드라마 '도깨비'를 보면서 반드시 페어몬트 계열 호텔에서 머물러야겠다는 환상이 생겼다. 페어몬트가 주는 격조와 분위기에 단단히 빠졌다. 호텔 이름만 들어도 설렌다. 페어몬트가 가진 힘이 아닌가 싶다. 몬트리올의 페어몬트 호텔 외부는 다른 페어몬트 호텔 계열사에 비해 조금 평범하지만, 내부는 페어몬트라는 명성에 걸맞게 우아한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 호텔은 비틀스의 존 레넌의 흔적이 남아 있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존 레넌과 오노 요코는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는 공개 시위를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 호텔 스위트룸 1742호에서 벌였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도 1742호에는 존 레넌이 썼던 테이블 등이 보존되어 있는데, 이 테이블에서 'Give Peace a Chance'의 작곡과 녹음을 마쳤다고 한다. 존 레넌과 오노 요코의 흔적이 남아 있는 페어몬트 호텔이라니! 역사의 한 순간을 엿본 기분이다. 

현재 2019년 1월 31일까지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 호텔 2박 예약 시에 1박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이 진행 중이다. 2박 가격만 지불하면 무려 3박을 즐길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추가로 페어몬트 뷰 룸 Fairmont View Room으로 업그레이드해준다. 호텔은 비아 레일 역 지하로도 연결되어 있어 별도 이동 없이 퀘벡이나 토론토로 바로 기차 이동이 가능하다. 다음에는 토론토까지 직항 항공편을 이용해 토론토 여행과 몬트리올 여행을 함께 즐겨야겠다. 


호텔 객실 창 밖으로 보이는 몬트리올 야경이 끝내준다. 이번 여행 내내 이 풍경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몬트리올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다가왔다. 

여행 DAY-2

상쾌한 몬트리올 여행의 시작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의 호텔 조식은 기대 이상이었다. 건강을 콘셉트로 한 뷔페여서 그런지 독특한 건강 채소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즉석에서 짜서 만들어주는 주스도 정말 맛있었다. 상대방을 충분히 배려하는 우아하면서도 격조 높은 서비스도 마음에 들었다. 아침을 먹고, 호텔 로비에 있는 Marche Artisans에 들렀다. 캐나다와 해외에서 최고의 식재료만 엄선해서 만든 곳이라는데 보면 볼 수록 신기한 식재료로 가득했다. 치즈 종류만 80가지가 넘었다. 몬트리올 로컬 카페에서 직접 로스팅한 커피 원두, 초콜릿, 디저트 등등으로 가득해 눈을 떼기 어려웠다.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다보니 미리 예약한 투어에 늦겠다. 서둘러 집합 장소로 향했다. 


오전 10시, 집합 장소로 투어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가이드가 신청자를 한 명 한 명 확인하며 활기하게 분위기를 이끈다. 이번 투어는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가이드와 함께 올드 몬트리올, 올드 포트, 노트르담 대성당 등 몬트리올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일정이다. 원래 몬트리올에서는 자전거를 꼭 타고 싶었는데, 겨울에는 자전거 타는 것이 조금 위험할 것 같아서 대신 차량을 이용하는 투어를 신청했다. 원래 몬트리올은 북미를 대표하는 자전거 수도라고 불리는 곳이다. 650km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를 갖추고 있어 자전거를 타고 끝없이 질주할 수 있다고 한다. Bicycle과 Taxi의 합성어인 빅시 Bixi라고 불리는 자전거 대여 서비스도 잘 되어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빅시는 4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만 운영하고 있어, 겨울에는 이용할 수 없어 아쉬웠다. 다음에 몬트리올 여행을 오면 꼭 빅시를 타거나 자전거 투어에 참여해야겠다. 자전거 투어 외에도 맛있는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맛집 투어, 양조장 투어 등등이 가득해 입맛대로 골라 여행을 할 수 있다. 몬트리올에 대해 제대로 아는 로컬 가이드와 함께 몬트리올의 숨겨진 보석 같은 장소들을 탐험해보는 것이 핵심이다. 자전거 및 워킹 투어, 맛집 투어, 양조장 투어, 수륙양용버스 투어, 자전거 투어와 렌털 등 다양한 테마의 시티 투어가 있다.


가이드와 함께 자갈이 깔린 거리를 걸으며 올드 포트의 풍경을 감상했다. 올드 포트는 쇠퇴한 항구를 활용해 멋진 공원으로 조성한 곳이다. 산책로도 잘 되어 있고, 잔디광장도 넓게 펼쳐져 있어 강변 풍경을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기에 그만이었다. 375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몬트리올과 세인트 로렌스 리버 포트가 얼마나 중요했는지 가이드가 친절하게 설명해주었다. 노트르담 대성당 Notre-Dame Basilica 은 이번 투어의 하이라이트이다. 몬트리올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북미 대륙을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성당이다.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몬트리올 350년의 역사가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쏟아지는 빛이 무척 아름답다. 캐나다 출신의 가수 셀린 디옹이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려 더욱 유명해졌다. 대성당 안에는 수만 개의 촛불이 늘 불을 밝히고 있다. 7,000개의 파이프로 만든 웅장한 오르간 소리가 성당을 가득 채우고, 코발트빛 조명의 제단이 함께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가이드 투어를 마치고 나니 무척 배가 고팠다. 사실 몬트리올 여행을 준비하면서 더욱 기대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음식이다. 하다못해 베이글마저 예술이라고 칭송받는 곳이 바로 몬트리올 아닌가! 몬트리올의 창의적인 요리 세계는 취향, 예산, 계절 등 다양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나 가장 완벽한 요리를 선보인다. 파인 다이닝부터 푸드 트럭에 이르기까지, 파머스 마켓과 미식가들을 위한 고급 식료품 상점까지 함께 공존한다. 심지어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는 뒷골목 레스토랑과 베이커리까지 환상적이라고 몬트리올 로컬 친구가 열변을 토했다. 

오늘 점심으로 선택한 곳은 Toqué! 이다. 몬트리올의 미식 세계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다. 식당과 함께 크리에이티브 연구실까지 함께 갖추고 있다. 새로운 식재료가 도착하면 가장 최상의 요리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와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레스토랑을 이끄는 노르만드 라피스 Normand Laprise는 20여 년간 퀘벡주 미식 세계의 선구자로 추앙받고 있다. 농장에서 갓 수확한 신선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양질의 요리를 선보이는데 성공했으며 2009년에는 퀘벡 정부가 수여하는 가장 높은 영예인 기사 작위를 받았다. 도대체 얼마나 요리가 맛있길래 셰프가 기사 작위까지 받았던 걸까. 호기심이 마구 몰려온다. 실제로 맛을 보니 퀘벡의 맛이 그대로 입안에 담기는 듯했다. 요리도 요리지만, 정말 감동적이었던 것은 칵테일이었다. 신선한 재철 식재료를 이용해 칵테일을 만드는 것을 보며 존경심까지 들었다. 각 재료가 철저하게 계산된 완벽한 맛의 하모니였다. 


시차적응도 안된 첫날부터 욕심을 내어 이곳저것 돌아봤더니 피로가 몰려온다. 보타보타 Botabota는 세인트 로렌스 강 위에 떠 있는 여객선을 개조해 만든 5층 규모의 스파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입장이 어려울 정도로 몬트리올의 새로운 명소로 떠올랐다. 몬트리올의 올드 포트를 바라보며 사우나를 즐기다 보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특히 스파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도시의 전경을 감상하니 몬트리올이 새로운 감상으로 다가왔다. 꼭대기에 있는 루프탑에서 스파를 하고 있는 중 선물처럼 하얀 눈이 내려왔다. 따뜻한 온천, 멋진 몬트리올의 풍경까지 삼박자가 제대로 맞았다. 스파를 즐기기 위한 모든 것이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었다. 여행객들도 수영복만 준비하면 스파를 손쉽게 즐길 수 있다.  


스파 후 노곤노곤해진 몸을 깨우기에는 맛있는 커피 한 잔이 필요하다. 몬트리올은 올드 포트에서 마일 엔드에 이르기까지 인디 카페들로 가득하다. 엄선된 원두, 추출 기술 등을 바탕으로 기가 막히게 맛있는 커피를 뽑아낸다. 몬트리올 베스트 카페로 손꼽히는 곳들은  Café Myriade, Café Olimpico, Club Social, Café Saint-Henri, Cardinal Tearoom, Crew Collective & Cafe 등이다. 그중에서도 올드 몬트리올에 있는 크루 컬렉티브가 인상적이었다. 커피가 훌륭한 것은 물론이고 몬트리올의 코워킹 스페이스까지 겸하고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원래는 캐나다 로열 뱅크가 있었던 유서 깊은 건물에 위치해서 카페의 분위기도 근사했다. 


깜깜한 밤이 되어 노트르담 대성당을 다시 찾았다. 성당에 밤이 찾아오면 AURA공연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노트르담 대성당에 화려한 빛을 비추자 풍부한 유산과 아름다움이 살아났다. 공연은 바실리카의 정교한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시작된다. 화려한 색채와 함께 우아한 음악이 어우러져 푹 빠져들었다. 성당을 캔버스 삼아 펼쳐지는 45분의 공연이 눈 깜짝할 새에 끝났다. 

여행 DAY-3

도시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프렌치 감성

오늘부터 몬트리올 패스 Passeport MTL를 개시해볼까? 몬트리올 패스는 2 ~ 3일간 몬트리올 여행자라면, 무조건 구매해야 하는 필수 아이템이다. 패스 하나면 바토 무슈 크루즈, 전망대,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관을 포함한 28개의 어트랙션을 2 ~ 3일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추가로 버스, 지하철, 공항 셔틀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48H 패스는 $90(택스 불포함), 72H 패스는 $110(택스 불포함)이다. 남은 이틀간 알뜰하게 여행할 생각에 48H를 구매했다. 이틀 동안 무료로 이용 가능한 관광지를 열심히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의지가 솟아오른다. 심지어 공짜로 여행하는 느낌까지 든다. 몬트리올 패스는 도심 내 호텔과 일부 카페 등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어트랙션 입장 시에 티켓 오피스에 보여주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티머니 이용하듯 리더기에 대면 된다. 이용하기가 쉬워 몬트리올 프로 여행자가 된 듯하다.


몬트리올은 대중교통이 편리하게 잘 갖추어져 있다. 다운타운 곳곳을 연결하는 지하철과 버스 경유도 편리하고, 한국처럼 환승 할인도 받을 수 있다. 몬트리올 지하철 노선은 그린, 오렌지, 블루, 옐로 라인으로 구분되는데 한국의 지하철 노선도에 비교하면 무척 간단하다. 방향만 잘 숙지한다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운행간격은 스크린으로 확인할 수 있다. 안내방송, 지하철역 이름, 출구 표시 모두 불어로 표기되어 이색적이었다. 


몬트리올 시내를 걷자마자 귓가를 살랑이는 프랑스어가 제일 먼저 몬트리올임을 알린다. 거리마다 가득한 프랑스풍 건축물과 예쁘게 세팅된 프랑스 요리를 맛볼 생각을 하자 아침부터 설레였다. 오늘의 첫 번째 여행지 몽 루아얄 Mont-Royal에 도착했다. 이곳은 몬트리올 시내에 위치한 공원으로 센트럴 파크의 디자이너 옴스테드가 설계했다. 조각공원, 박물관, 호수 등이 있어 아침 산책을 즐기며 몬트리올을 둘러보기에 딱이었다. 꼭대기에 위치한 성요셉 성당 Saint Joseph's Oratory은 돔 높이만 97m에 달한다.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큰 규모이다. 몬트리올의 남서부 어디에서나 성당의 돔을 볼 수 있어 반가웠다. 성요셉 성당은 1900년대 앙드레 수도사가 신앙의 힘으로 환자들의 불치병을 고쳤다고 전해져 대표적인 가톨릭 순례지가 되었다고 한다.


포욍뜨아깔리에르박물관 Pointe-à-Callière Museum은 몬트리올 탄생 350주년을 기념해 세워진 공간이다. 몬트리올의 첫 탄생지로 더욱 유명하다. 3대 몬트리올 총독인 드 칼리에르가 집을 지은 자리에 세워져, 그의 이름을 따서 박물관의 이름이 붙여졌다. '언젠가 내 이름으로 된 박물관을 갖게 된다면 얼마나 멋질까?'하는 행복한 상상에 젖어본다. 캐나다 전역에서 유일한 고고학 박물관이라는 점이 흥미를 끌었다. 박물관에서는 14세기부터 오늘에 이르는 몬트리올의 역사를 조망할 수 있었다. 1980년대 발굴된 고고학 유물과 항구의 지하 동굴, 화폐 발전사 등 몬트리올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유물과 자료들로 가득했다. 


유로피아 Europea는 몬트리올을 대표하는 스타 셰프인 JERÔME FERRER가 이끄는 곳이다. "어떤 레스토랑이든 재료가 스타이고, 재료를 만드는 장인들이 조연이다. 우리 요리사들은 그들 사이에서 협상할 뿐이다"라는 어록으로 유명한 분이다. 2011년 퀘벡에서 올해의 주방장 상을 받았고, 그 후 Grand Chef Relais & Châteaux의 멤버가 되었다. 2013년 유로피아는 Grandes Tables du Monde로 승격되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싶었다. 실제로 방문해 보니 애피타이저로 나온 채소조차 맛이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조리법을 활용해 맛의 신세계가 펼쳐진다. 음식이 맛있어서 이렇게 감동적이기는 처음이었다. 


몬트리올 미술관 Fine Arts Museum 은 몬트리올은 물론 캐나다에서 최다 방문객을 보유한 유명한 미술관이다. 1860년에 개관하여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미술관으로 꼽힌다. 고급 부티크 거리인 세르브룩 거리를 두고 신관과 구관이 마주 보고 있다. 피카소, 모네, 렘브란트 등 유럽 거장들의 작품을 비롯해 중세부터 20세기까지의 방대한 유럽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그룹 오브 세븐의 작품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이다. 수요일 오후 5시 이후에는 입장료가 반값이라는 점도 꿀정보다. 몬트리올 패스에 기본적으로 입장료가 포함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예술의 도시 몬트리올을 좀 더 즐겨볼까? 다음 코스는 세인트폴 스트리트 웨스트 St. Paul Street West이다. 디자이너 숍, 아트 갤러리, 아티스트들의 스튜디오로 가득해 걷기만 해도 예술 감성이 전해졌다. 갤러리마다 독특한 테마를 가지고 전시를 진행하고 있어 걸어 다니며 취향에 맞는 전시를 찾아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몬트리올 출신의 추상화가인 장 파울 리오펠 Jean Pal Riopelle부터 그라피티 아티스트인 뱅크시 Banksy까지 만날 수 있는 Bunker Art, 이누이트 미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Galerie D'Art Inuit Images Boréales, 미술관, 영화관 등의 시설을 갖춘 Phi Centre도 이곳에 있다. 


예술 작품 감상을 마쳤다면 마틴 피카드 Martin Picard가 이끄는 Au Pied de Cochon에서 근사한 프렌치 요리를 즐겨보자. 스타 셰프인 마틴 피카드는 몬트리올 여행 중 방문했던 토퀴 Toqué!와 파리에 있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인 Pierre Gagnaire 레스토랑과 Le Cinq에서 경력을 쌓은 셰프다. 미국의 유명한 셰프 방송인인 앤서니 보데인 Anthony Bourdain이 '마틴 피카드는 환상적으로 재능 있는 셰프이자 친구이자 영감을 주는 존재'라고 극찬했다. 프렌치 요리 외에 다른 요리에 도전해보고 싶다면, 다마스 레스토랑 Damas Restaurant도 가볼만 하다. Trip Advisor에서 몬트리올 맛집 2위를 차지한 곳이다. 몇 주전에 미리 예약해야만 갈 수 있는 인기 많은 곳으로, 몬트리올 방식으로 재해석된 시리아 음식이 이색적이다. 


아무리 배불러도 몬트리올에서 달콤한 디저트를 빼놓을 수는 없다. 컵케이크부터, 디자이너가 만든 도넛, 초콜릿 크루아상, 프렌치 디저트까지 달달함의 끝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Crémy,  메이플 시럽을 이용해 만든 디저트 가게인 Délices Érable et Cie(https://www.deliceserableetcie.com/), 먹기 아까울 정도로 예쁜 컵케이크 가게인 Les Glaceurs, 유명 페이스트리 요리사 만드는 환상적인 페이스트리, 에끌레어, 마카롱, 밀풰유, 케이크 등도 맛있는 MAISON CHRISTIAN FAURE도 인기다. 시나몬롤이 맛있는 Olive et Gourmando, 초콜릿, 케이크, 디저트가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황홀해지는 Pâtisserie Rhubarbe, 마치 프랑스에 온 것만 같은 정통 프렌치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Patrice Pâtissier도 있다. 


이대로 잠들기가 아쉬워 호텔 근처에 있는 언더그라운드 시티 Underground City에 들렀다. 몬트리올의 언더그라운드 시티는 여의도 면적 1.5배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크기의 지하 도시이다. 심지어 몬트리올에는 지상과 지하에 2개의 도시가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캐나다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가보니 정말 크다. 200개가 넘는 레스토랑, 1700개가 넘는 옷 가게, 30개의 극장, 박물관, 공공시설, 9개의 호텔 등이 10여 개의 지하철역, 대학, 주택가 등 지상의 주요 시설 등과 연결된다. 추운 바깥을 돌아다니지 않고도 실내에서 따뜻하게 구경할 수 있다. 언더그라운드 시티 지도를 챙겨서 다니지 않으면 금방 방향감각을 잃고 말았다. 무려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몬트리올 지하 도시를 오가며, 주요 쇼핑몰 광장에서는 각종 이벤트, 오케스트라 공연, 달리기 대회까지 열린다고 한다. 몬트리올에서만 볼 수 있는 로컬 브랜드도 많아서 한국 돌아가기 전에 꼭 기념품 쇼핑하러 다시 들러야겠다.

여행 DAY-4

베이글, 샌드위치까지 맛있는 미식 도시

오늘 아침식사만큼은 조금 가볍게 시작하고 싶다. 몬트리올에서 가장 맛있는 베이글 가게인 생 비아토 St Viateur로 향했다. 몬트리올의 베이글은 어딜 가도 다 맛있지만, 특히 플라토 지역에 있는 생 비아토 베이글이 최고다. 생 비아토는 폴란드계 유대인이 1957년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베이글 가게이다. 현재 몬트리올에만 8개의 베이커리 카페를 운영하고 있으며, 관광객 뿐 아니라 현지인에게도 사랑받는 맛집으로 줄을 서서 기다려야 베이글을 맛볼 수 있다. 화덕에서 구워낸 따끈따끈한 베이글은 커피와 함께 먹으니 속이 든든했다. 씹으면 씹을수록 쫄깃쫄깃함이 살아 있어 식감이 재밌다. 베이글 안에 훈제 연어, 양파, 토마토, 케이퍼를 함께 넣어 먹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깔끔하게 참깨 베이글에 크림치즈를 발라 먹는 것이 맛있었다.   


몬트리올 여행의 마지막 날, 오늘만큼은 제대로 된 인생 사진을 남기기 위해 몬트리올 관람차 Montréal Observation Wheel로 향했다. 예쁘게 차려 입고, 관람차 앞에서 자유롭게 걸어가는 인스타그램 사진을 보고 반해버렸기 때문이다. 몬트리올 관람차는 올드 포트의 상징처럼 등장하는 곳이다. 60미터 높이에서 바라보는 몬트리올, 다운타운, 자연 경치가 숨막히도록 아름답다. 관람차 내부는 난방이 잘 되어 있어 겨울에도 훈훈한 온기를 품고 있었다. 관람차를 타고난 후에 관람차 밑에 있는 카페에 들러 맛본 누텔라 크레이프는 쫄깃함과 고소함, 달콤함의 환상적인 조화였다.


몬트리올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요소는 바로 그라피티다. 몬트리올은 그라피티, 벽화, 도시 예술의 중심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거의 모든 건물과 벽이 거대한 예술 작품들로 장식되어 있다.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는 다양하고 화려한 색채의 그라피티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몬트리올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중 하나인 세인트로렌스 스트리트 St. Lawrence Street에는 가장 많은 그라피티와 벽화들이 있다. 현재 내 눈앞에 펼쳐져 있는 알록달록 다양한 디자인의 그라피티는 혼자 보기 아까울 만큼 엄청난 작품이었다.  골목골목마다 거리의 예술가들이 정성껏 그린 그림이 골목의 생기를 더한다. 세인트로렌스 스트리트 건너편인 루 세인트 도미니크 Rue Saint-Dominique에도 수많은 그라피티가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그라피티를 만나고 싶다면 세인트 어반 스트리트 Saint-Urban Street로 가면 된다. 


벽화 인증숏을 꽤나 찍은 듯하다. 많이 걸었더니 허기가 져서 배를 채우기 위해 몬트리올 대표 미식거리 중 하나인 훈제고기(Smoked Meat)을 맛보러 슈왈츠 Schwartz에 들렀다. 이곳은 몬트리올에서 가장 맛있는 샌드위치로 손꼽히는 곳이다. 몬트리올의 대표 로컬 식당으로 1928년부터 지금까지 지속되어 온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슈왈츠에서는 몬트리올에서만 맛볼 수 있을 먹음직스러운 훈제고기를 즉석에서 잘라 샌드위치로 만들어주었다. 두툼한 샌드위치를 한입 베어먹으니 한 끼 식사로도 든든하다.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사람들이 물려 들어오기 시작한다. 역시 음식 주문은 타이밍이 제일 중요하다. 현금만 받고 있어, 진정한 로컬 식당의 아우라가 느껴졌다. 


한편, 몬트리올에서는 6월이 되면 벽화 축제까지 열린다. 80명 이상의 거리 예술가들이 참가하는 북미에서 가장 큰 거리 예술 축제이다. 축제 기간 동안 수많은 그라피티들이 사라지고 다시 생겨난다고 하는데, 그 과정을 직접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즐겁다고 한다. 

트립어드바이저에서 몬트리올 1위를 차지한 레스토랑 탠덤 Restaurant Tandem에 갔다. 정통 프랑스 레스토랑에 걸맞게 예쁜 플레이팅이 전부 소장각이었다. 패션푸르트 위에 놓인 가리비 요리가 상큼하게 입맛을 돋우었다. 코로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고, 예쁜 비주얼은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 맛보다 보니 오감이 쉴 새 없이 행복했다. 작지만 아담한 규모의 레스토랑이어서 좀 더 친근감이 느껴졌다. 


마일엔드 Mile End는 현재 몬트리올 로컬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동네 중 하나이다. 몇 년 전부터 젊은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등이 이곳에 오면서 이들의 개성이 가득 담긴 레스토랑, 카페 등이 들어섰다. 그중에서도 제일 재미있는 볼거리는 바로 몬트리올 최대의 시장인 쟝 딸롱 마켓 Jean-Talon Market이다. '몬트리올의 부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대표 재래시장이다. 19세기에는 라크로스 경기장이었고, 나중에는 하키 경기장으로 사용되었다가 그 후 샬레 Chalet라고 불리는 빌딩을 중심으로 시장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장 딸롱이라는 이름은 누벨 프랑스의 유명한 감독관이었던 장 딸롱의 이름에서 따왔다. 불어로 표기된 표지판이 많아 유럽의 시장에 들른듯한 기분이었다. 몬트리올  주변의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과 특산품으로 가득했다. 매대마다 시식할 수 있게끔 잘 되어 있어 한입 맛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그래도 몬트리올 로컬 먹거리는 야무지게 챙겨 먹어야지. 맛있어 보이는 쫄깃쫄깃한 베이클, 다양한 종류의 치즈, 사이더, 잼들을 시식하며 시장을 오갔다. 갤런 단위로 담은 압축 사이더를 발견하고, 집으로 돌아와 캐나다를 기념하고 싶은 '나를 위한 선물'로 샀다.  

생로랑 거리 Boulevard Saint-Laurent의 활기찬 다문화 구역은 이민자 문화와 그들의 음식으로 가득하다. 특히 리틀 이탈리아의 달콤한 디저트를 그냥 지나치기 너무 아쉬웠다. 향긋한 커피 원두 향기를 찾아 들어간 카페는 머스타치 카페 Moustache Cafe 아메리카노와 에끌레어를 곁들이니 온몸이 따뜻해지면서 긴장이 풀렸다. 근처에 정말 개성만점 카페들이 많아 전부 가보고 싶었다. Caffè San Simeon은 에스프레소와 함께 페이스트리가 맛있다고 하던데 다음에는 이곳도 들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