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트립 따라잡기 6일

캐나다 대자연 vs 소도시! 온타리오 주 여행의 승자는 과연 누구?

  1. 인쇄
  2. 문자발송
  3. 페이스북 퍼가기
Ontario

온타리오 주에서는 캐나다의 광활한 대자연과 아기자기한 소도시 탐방이 모두 가능하다. 나이아가라 폭포, 아가와 캐년 기차 여행에서는 대자연이 주는 신비로움과 때묻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이 펼쳐진다. 메노나이트 마을인 세인트 제이콥스와 와이너리 투어, 천섬 크루즈, 캐나다의 옛 수도인 킹스턴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온타리오 주

배틀트립 따라잡기 6일
  1. 기간 5박6일
  2. 장소 수생마리, 세인트 제이콥스, 나이아가라폭포,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천섬, 킹스턴
  3. 현재 기온 5.0°C

여행 DAY-1

온타리오 주의 매력 속으로!

'캐나다에서만 볼 수 있는 가장 멋진 풍경은 어디일까?'라고 지인들에게 물어보았다. 캐나다에서는 광활한 대자연이 일품이라는 평가가 우세했다. 스케일이 다르다는 것이 이들의 근거였다. 6개월 이상 캐나다 거주 경험이 있는 이들은 다른 의견을 펼쳤다. 사실 캐나다 여행의 묘미는 여행지로서 잘 알려지지 않은 아기자기한 소도시를 여행하는 데 있다고 했다. 지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캐나다 여행이 너무 가보고 싶어졌다. 직접 온타리오 주로 떠나 누구의 말이 맞는지 직접 판단해야겠다. 끝도 없이 펼쳐진 대평원과 장엄한 산봉우리, 빽빽히 우거진 숲의 품 속에서 다양한 개성을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는 캐나다 소도시의 멋을 직접 경험하고 와야지.


한국에서 에어캐나다 항공사를 이용하면 토론토까지 직항으로 올 수 있어 무척 편리했다. 드림라이너 항공 기종이어서 그런지 기내 공기도 쾌적하고, 여행하는 내내 피로도 덜했다. 토론토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수생마리 Sault Ste. Marie로 이동했다. 한국인에게 낯선 지명인 수생마리로 떠나기로 한 가장 결정적 이유는 아가와 캐년 기차 때문이다. 투어는 목재를 나르기 위해 만들어진 기차 노선을 따라 운행하는데, 차로는 절대 진입이 불가능한 지역을 간다는 점도 무척 매력적이었다.  

이전 다음

여행 DAY-2

칙칙폭폭! 아가와 캐년 기차 여행

기차 출발 시간인 8시가 다가오자 설레는 얼굴의 여행객들이 하나둘씩 기차역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아가와 캐년 기차 Agawa Canyon Tour Train는 아가와 캐년을 향해 왕복 360km의 거리를 8시간 동안 달린다. 기차에 올라타는 순간부터 시간이 천천히 흐르기 시작했다. 열차 내에서 나오는 안내 방송과 더불어 기차선로에는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표지판이 있어 주요 장소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주었다. 때묻지 않은 원시 자연의 모습이 이런 것일까? 아무 생각 없이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었다. 그림같은 호수들과 아가와 강이 아름답게 반짝이고, 오랜세월 동안 지각변동에 의해 형성된 계단 모양의 캐년 벽의 표면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다. 


열차 내 안내방송을 외국어로도 제공하고 있었다. 영어, 불어 포함, 다양한 외국어 서비스 외에도 2017년부터 한국어 서비스도 추가되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감동이었다. 기차가 지나가는 주요 포인트를 한국어로 설명 듣고 있으니 대자연의 감동이 더욱 진하게 다가왔다. 아가와 캐년을 터전으로 살고 있었던 오지브와 족, 탐험가, 모피 무역상과 관련된 역사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기차 앞 밖에 설치된 카메라는 평면 스크린 모니터와 연결되어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과는 다른 각도의 바깥 풍경을 모니터를 통해서도 편안히 감상할 수 있었다. 창밖의 풍경을 조금도 놓치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을 눈치챈 듯 했다.


90마일 지점인 몬트리올 강 다리에서 보이는 풍경은 압권이었다. 영국 왕세자가 캐나다 단풍에 반해 기차를 멈추려고 비상줄을 당겼다는 얘기가 실감이 났다. 아가와 캐년에 가을이 찾아오면 캐나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여름에도 이토록 멋진데, 가을이 되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기차는 목적지인 아가와 캐년에서 한 시간 반 동안 멈추었다. 그동안 트레일을 따라 산책도 즐길 수 있었다. 300개가 넘는 계단을 따라 전망대에 오르자 협곡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야말로 숨이 멎을 듯한 비경이었다. 혼자 보기 너무 아까운 풍광을 마주하자 단풍구경 좋아하시는 부모님 생각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 다음에는 단풍으로 붉게 물든 가을에 부모님과 함께 와야겠다. 

수생마리로 다시 돌아오니 오후 5시가 넘었다. 열차에서 파는 샌드위치도 사 먹었건만, 기차역에 도착하자마자 허기가 몰려왔다. 숙소의 현지인에게 지역 맛집이라고 소개를 받아 최근에 오픈한 밀 스테이크 하우스 & 와인 바 The Mill Steakhouse and Wine Bar를 찾았다. 옛날 제지 공장을 개조해 만들어 고풍스런 건물 외양이 이색적이었다. 현지에서 난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스테이크와 해산물 요리가 무척 맛있었다. 하우스 와인도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조그만 소도시에 이런 고급스런 레스토랑이 있다는 사실도 사실 조금 놀라웠다. 

여행 DAY-3

아기자기한 소도시 탐방, 세인트 제이콥스

이른 아침 수생마리에서 비행기를 타고 약 1시간 20분 후 토론토에 도착했다. 수생마리에서 토론토까지 에어캐나다를 이용할 경우 피어슨 공항으로 도착하게 되고 포터항공을 이용할 경우 토론토 도시 내 공항에 도착하게 되어 편리하다. 물론 차를 이용해 이동할 수도 있었으나 시간 절약을 위해 항공 이동을 선택했다. 토론토 공항에서 렌터카를 빌려 서쪽으로 한시간 반 정도를 달려 세인트 제이콥스 St. Jacobs에 도착했다. 세인트 제이콥스에서는 일반 도로에서 마차를 타고 다니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놀이공원이나 동물원도 아니고, 21세기에 마차라니! 이게 웬 말인가. 알고 보니 세인트 제이콥스는 메노나이트 교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소도시로도 유명한 곳이었다. 메노나이트는 국가와 교회의 분리를 주장하며, 외부와는 단절된 엄격한 규율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지금도 전기를 쓰지 않고 생활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삶의 방향을 중요시 여기는 태도가 마을 곳곳에서 느껴졌다. 마을에는 메노나이트 박물관, 메이플 시럽 박물관, 미니 기차 박물관, 브루어리 등의 볼거리들로 가득했다. 소박한 옷 가게, 핸드메이드 제품, 가구점 등을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다. 캐나다에서 유일하게 빗자루 제작을 업으로 삼고 있는 하멜스 브룸 Hamel's Brooms은 무척 인상적인 곳이었다. 오래전 대장간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었다는데 현재는 예전 방식대로 손수 빗자루부터 모자까지 제작하고 있었다. 가게 안에서 빗자루 만드는 장면을 구경했다. 


세인트 제이콥스 파머스 마켓 St. Jacobs Farmers’ Market으로 걸음을 옮겼다. 캐나다에서 일 년 내내 운영되는 가장 큰 파머스 마켓 중 하나인 세인트 제이콥스 파머스 마켓은 볼거리가 참 많았다. 200여 개가 넘는 상점에서는 현지 직거래를 하는 신선한 농산품과 의류, 앤티크 가구 및 다양한 먹거리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워털루 지역의 독일 이민자들의 자손이 이어오고 있는 독특한 레시피의 소시지는 이곳의 특산품. 메이플 시럽, 야생에서 채취한 꿀, 주민들이 직접 생산해낸 잼, 바비큐 소스, 집에서 직접 구운 파이도 전부 먹고 싶을만큼 맛깔나보였다. 이곳에서 친구들을 위한 메이플 시럽을 잔뜩 구매했다. 품질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 캐나다 여행 기념품 구매하는데 제격이었다. 파머스 마켓은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만 오픈하며, 여름 시즌에는 매주 화요일에도 개장한다. 파머스 마켓에서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었다. 마차 트롤리를 타고 메노나이트 농장 투어를 통해 메노나이트 문화를 직접 체험해볼 수도 있고, 워털루 센트럴 레일 웨이 Waterloo Central Railway는 워털루에서 세인트 제이콥스 파머스 마켓까지 증기 열차 투어도 가능했다. 시간이 부족해 메노나이트 농장 투어를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시간이 멈춰버린 그들의 삶을 직접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말이다.


파머스 마켓에서 점심을 든든히 먹고, 나이아가라 폭포로 향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하이라이트라고 꼽히는 곳. 캐나다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자연 풍경이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공유된 캐나다의 풍경이라고 한다. 남미의 이과수 폭포, 아프리카의 빅토리아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꼽힌다. 실제로 본 나이아가라 폭포 앞은 탄성을 지르며 폭포를 구경하는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나이아가라 폭포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었는데, 누군가 다가와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나이아가라 폭포를 배경으로 프러포즈하는 중이었다. 반지를 받는 여자의 눈은 기쁨으로 빛나고 있었고, 나이아가라 폭포는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장소가 되어 주었다.

두근거리는 마음과 함께 나이아가라 폭포로 가장 가깝게 나아갈 수 있다는 혼블로어 크루즈 Niagara Hornblower Cruises에 탑승했다. 크루즈를 기다리며, 빨간 우비를 야무지게 챙겨 입었다. 우비를 입어도 홀딱 젖는다는 후기를 보고 갔던 터라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우비를 잔뜩 조여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참고로 캐나다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는 빨간색 우비를 입고, 미국에서 출발하는 크루즈는 파란색 우비를 입는다. 폭포에 다가갈수록 거센 바람과 함께 안개도 많이 피어오르고, 폭포수가 엄청 튀기 시작했다. 폭포 바로 밑에 도착하자 눈뜨기 힘들 정도로 거센 물보라가 휘몰아쳤다. 폭포의 웅장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돌아오는 길에는 예쁜 무지개도 함께 했다. 직접 크루즈를 타 보니 사람들이 왜 캐나다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는 꼭 봐야 한다고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오후 9시 30분에 출발하는 나이아가라 크루즈를 타면 불꽃놀이도 함께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상상만으로도 멋지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까이에서 봤다면 이제는 관람차에서 볼 차례. 스카이 휠이 있는 클리프턴 힐 Clifton Hill은 나이아가라 폭포 주요 관광지 중 하나다. 다양한 박물관과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가득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하루 종일 돌아다니느라 피곤했는지 달콤한 것이 당겼다. 캐나다 로컬 친구가 추천해준 퍼넬 케이크 온 더 힐 Funnel Cake on the Hill에서 퍼넬 케이크를 주문했다. 퍼넬 케이크는 튀긴 페이스트리로, 그 위에 설탕이나 메이플 시럽, 계절 과일을 얹어 먹는다. 한입 베어 무니 달콤함이 온몸에 퍼졌다. 클리프턴 힐 어트랙션 통합 입장권인 펀 패스를 29.95CAD에 구입해, 스카이 휠 관람차에 탑승했다. 캐나다 나이아가라 폭포와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가 한눈에 들어왔다. 날씨가 너무 예뻐서 뭘 해도 기분 좋은 날이었다. 탑승 전에 직원이 네 바퀴 돌 거라고 얘기해줬는데, 다섯 바퀴나 태워주었다. 이번 캐나다 여행, 운이 참 좋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보며 근사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며 캐나다 친구가 퀸 빅토리아 플레이스 레스토랑 Queen Victoria Place Restaurant을 추천했다. 1904년 나이아가라 공원 책임자의 거주지였던 곳을 레스토랑으로 꾸며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다. 건물 외관에서 세월의 흐름이 절로 느껴졌다. 2층 파티오로 올라갔더니, 나이아가라 폭포가 한눈에 들어왔다.  웨이터가 추천해준 소비뇽 블랑 와인과 함께 곁들여 맛본 연어 스테이크도 최고였다. 웃고 즐기는 사이 나이아가라 폭포에 밤이 찾아왔다. 낮에 본 나이아가라 폭포와는 달리 화려한 조명으로 감싸진 나이아가라 폭포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밤 10시에 펼쳐지는 나이아가라 폭포 불꽃놀이가 여행의 특별함을 더했다. 밤하늘을 다양한 모습으로 수놓는 불꽃을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나이아가라 폭포의 조명쇼는 일 년 내내 펼쳐지지만 불꽃놀이는 5월부터 10월까지만 볼 수 있다.

여행 DAY-4

와인, 에일, 애프터눈 티…캐나다에서 먹방은 언제나 옳다.

캐나다 쪽과 미국 쪽 나이아가라 폭포를 한눈에 담을 수 있다는 나이아가라 집라인 Niagara Zipline에 도전했다. 나이아가라 홀스 슈 폭포 기슭을 향해 670미터 아래로 내려가는 진정 짜릿한 경험이었다. 하네스에 몸을 맡기고 편안한 자세로 양팔을 벌려 나이아가라 폭포를 향헤 몸을 뻗었다. 폭포를 배경으로 멋진 인생샷도 남겼다. 


나이아가라 헬리콥터 투어는 기대가 컸던 액티비티 중 하나였다. 날씨가 허락해야만 갈 수 있다는 담당자의 말에 날씨가 좋기만을 기도했다. 맑은 날씨가 이어져 무사히 예약했던 시간에 헬기를 탈 수 있었다. 드디어 하늘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본다는 기대감에 심장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헬기 안에는 5명이 함께 탑승했는데 운좋게도 조종석 옆에 앉을 수 있었다. 헬기에서 바라본 나이아가라 폭포는 정말 특별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자 유유히 흐르던 강물의 물길이 폭포쪽으로 점점 빨라지는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솟구치는 물보라, 나이아가라 폭포의 웅장한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다. 15분간의 짧은 비행이었지만 나이아가라 폭포의 멋진 풍광을 바라보기에는 충분했다. 언제 다시 볼 수 있을까 생각하니 헬기에서 내리는 것이 아쉬웠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와이너리가 있는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까지 떠나는 헬기 투어도 있다는데 다음에 꼭 한번 해보고 싶다. 20분가량 나이아가라 폭포를 구경한 뒤, 유명 와이너리에 바로 내려준다고 한다. 


헬기에서 내려 렌터카로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펠러 와이너리 Peller Estates Winery이다. 나이아가라 4대 와이너리 중 하나로, 캐나다 공항에서 이들의 와인을 자주 만난 적이 있어 익숙했다. 1927년 헝가리에서 이민을 온 앤드루 펠러가 만들었는데, 현재는 그의 손자가 운영하고 있었다. 본격적인 와이너리 투어 전, 포도밭을 산책했다. 주렁주렁 맺힌 포도를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이곳의 명물인 아이스 와인은 영하 8도 이하의 겨울에 수확한 포도로 만든다. 펠러 와이너리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투어가 있기에 얼른 신청했다. 바로 10 below ice cave. 이글루와 같은 라운지에서 이곳에서 제공하는 겨울 파카를 입고 아이스 와인용 포도 수확 시기와 비슷한 영하 10도의 온도에서 아이스 와인 샘플을 시음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가정에서 맛있는 아이스와인을 맛볼 수 있는 방법도 알려주어 유용했다. 투어 시간은 30여분 정도로 짧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브로슈어를 살펴보니, 일몰에 야외에서 즐기는 와인 투어도 있고, 치즈와 초콜릿을 곁들여 함께 마시거나 카지노에서 게임을 즐기는 와인 투어도 있었다. 다음에 이곳을 방문하면 다른 와인 투어도 경험해 봐야겠다. 


이대로 돌아서기가 아쉬워 이번에 찾은 곳은 이 지역 또 다른 명소, 오스트 하우스 브루어리 Oast House Brewery. 양조업자, 와인업자, 소믈리에로 구성된 그룹이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다가 나이아가라에서 정착해 만든 곳이다. 2011년 커다란 붉은 헛간에서 시작해, 전통방식의 에일을 만들고 있었다. 독특한 분위기에서 맛보는 쌉싸름한 에일 향이 코끝에 가득했다. 포토밭이 배경으로 펼쳐진 야외 파티오도 잘 되어 있어 친구들과 파티하기에도 좋아 보였다. 

나른함이 몰려오는 오후,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 다운타운을 둘러보았다. 시간을 거스르는 듯한 건물과 꽃으로 장식한 테라스를 마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이었다. 메인 스트리트와 퀸 스트리트를 따라 아기자기한 숍, 카페, 갤러리 등이 줄지어 있었다. 숍이나 레스토랑에는 영국 여왕과 황태자가 방문했을 당시의 사진도 있어 신기했다. 캐나다에서 가장 예쁜 소도시 중 한 곳으로 선정된 곳이어서 그런지 감성이 남달랐다. 나만 혼자 몰래 간직하고 싶을만큼 취향에 딱 맞았다. 다운타운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물인 프린스 오브 웨일즈 호텔 Prince of Wales Hotel에서 애프터눈 티를 즐겼다.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따뜻한 차를 마시며 예쁜 정원을 보고 있으니 대접받는 느낌이었다. 마치 대저택에 사는 친구의 초대를 받고 온 듯했다. 프린스 오브 웨일즈 호텔은 1864년에 지어진 유서 깊은 호텔로, 1973년에는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도 이곳에 머물렀었다고 한다.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에 자리한 백하우스 레스토랑 Backhouse Restaurant이 오늘 먹방의 마지막 종착지이다. 직접 재배한 야채와 허브로 요리를 만들어 정말 맛있었다. 오픈 주방으로 요리를 만드는 것도 직접 볼 수 있어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2015년 캐나다에서 Best New Restaurant으로, 2016년에는 Eat & Vote Winner로 선정되었던 곳이다.

여행 DAY-5

아름다운 사랑이 잠들어 있는 곳, 천섬

나이아가라 폭포의 여운을 뒤로 한 채, 아침부터 서둘러 천섬 1000 Islands으로 향했다. 천섬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크루즈를 타야 한다. 천섬 크루즈는 5월부터 10월까지 운행하는데, 킹스턴 Kingston, 가나노크 Gananoque, 락포트 Rockport 등에서 탈 수 있다. 그 중에서 락포트 크루즈 Rockport Cruises는 한국어 안내 방송이 나와 한국인 여행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에서 락포트까지는 렌터카로 4시간 30분 정도 걸렸다. 친구와 함께 창밖에 보이는 풍경도 보고, 음악을 들으며 달리다 보니 금세 도착했다. 


천섬 크루즈 중에서도 볼트성에 내려서 1시간 30분 동안 둘러볼 수 있는 볼트성 크루즈가 단연 인기였다. 볼트성은 미국 영토이기 때문에 이곳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여권과 미국 비자는 필수였다. 여권 심사를 하고, 리턴 표를 받았다. 볼트성에는 사랑 이야기가 함께 전해진다. 20세기 호텔 재벌이었던 볼트는 1900년에 하트 모양의 섬 위에 아내를 위한 성을 지었다. 안타깝게도 준공 직전 아내가 병으로 사망하자 다시는 이 섬을 찾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방치되었던 섬은 회사가 소유권을 얻으면서 지금은 잘 꾸며진 정원과 120여 개의 방을 가진 멋진 성으로 여행객을 맞이하고 있다. 실제로 본 볼트성은 정말 아름다웠다.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전해졌다고나 할까. 옥상으로 올라가자 탁 트인 탑 위에서 섬의 평화로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살랑 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따스한 햇살, 고요한 공기.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이곳에 있었다. 


락포트 크루즈에서 내려 사람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들르게 된 기념품 숍에서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을 발견했다. 오늘날 천섬의 유명세에는 샐러드 소스에도 공이 있지 않을까? 사우전드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요리사가 볼트의 병든 아내를 위해 개발한 소스가 바로 사우전드 아일랜드 드레싱이다. 드레싱을 샐러드에 곁들이면 피클, 양파 다진 것들이 천 개의 섬과 같이 보인다고도 한다. 직접 드레싱을 시식해보니 한국에서 맛본 것과는 좀 더 진하고 깊은 맛이었다. 기념으로 몇 개 더 구매했다.

다음 목적지는 친구들이 예쁘다고 강력 추천했던 킹스턴 Kingston이다. 킹스턴은 오타와 이전 캐나다 연방의 수도였던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지어진 아름다운 주택들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골목길을 따라 걷는 기분이 무척 경쾌했다. 직접 만든 버터를 덜어서 판매하는 그로서리, 독특한 장난감 가게, 그림책방, 가죽 공방 등 숍 하나하나가 개성으로 가득했다. 킹스턴의 상징인 시청사 City Hall는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시청 건물이라 그런지 포스가 대단했다. 3개의 날개가 하나로 합쳐진 듯한 T자형 구조는 19세기 캐나다 건축 양식의 표본으로 꼽힌다고 한다. 


시청사 뒤편에 있는 넓은 광장에서는 파머스 마켓 Farmer’s Market이 열리고 있었다. 무려 200년 전부터 있었던 시장이다.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 오픈한다. 1801년 농부들이 자신이 재배한 채소와 과일을 팔면서 시작된 곳이었다. 시장 주변으로는 독특한 가게와 멋진 레스토랑이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킹스턴의 중심거리로 자리 잡았다. 킹스턴 로컬 사람들과 여행객들이 몰려 항상 활기가 넘치는 곳이었다. 일요일에 열리는 골동품 시장에서는 앤티크하면서도 독특한 아이템을 잔뜩 구경할 수 있다고 한다. 


킹스턴에서 의외로 좋았던 곳이 포트 헨리 Fort Henry였다. 전통 군인 의상을 입은 가이드가 나타나 포트 헨리를 구석구석 돌며 안내했다. 어찌나 상세하게 알려주던지, 정말 그 시절 사람인 것 같았다. 포트 헨리는 1812년 전쟁 당시 캐나다와 미국 사이에 위치한 곳에 요새가 지어진 곳이다. 포트 헨리 수비 변천사도 무척 흥미로웠다. 처음 요새가 지어졌을 당시에 영국군이 수비를 담당하다가, 1870년부터 1891년까지 캐나다 군이 수비를 담당했다고 한다. 이후 역사 박물관으로 복원되어 역사 유적지로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있었다. 주변으로는 넓은 잔디밭으로 가득해 누워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기에도 그만이었다. 

여행 DAY-6

대자연 vs 소도시, 캐나다 여행의 승자는?

캐나다를 떠날 시간이 다가오자 지난 여행의 순간들이 떠올랐다. 오직 기차로만 만날 수 있는 아가와 캐년도 인상적이었다. 나이아가라 폭포 크루즈에서 비 내리듯 떨어지는 폭포수도 실컷 맞아 보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향해 집라인을 타고, 헬리콥터를 타고 감상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한국과는 전혀 다른 스케일의 캐나다 대자연을 온몸으로 만났다.


캐나다 소도시는 작지만 독특한 스웩으로 가득했다. 메노나이트들이 모여 사는 세인트 제이콥스에서는 소박하지만 건강한 즐거움이 있었고, 나이아가라 온 더 레이크의 와이너리 투어도 이색적이었다. 영하 10도 라운지에서 맛본 아이스 와인의 달콤함이 아직도 생각난다. 예쁜 정원이 인상적이었던 볼트성을 산책하고, 천여 개의 섬을 돌며 유유자적했던 순간들도 머릿속에 남았다. 마지막으로 갔던 캐나다의 옛 수도 킹스턴은 잘생김으로 잔뜩 묻어나는 소도시였다. 도시 전체가 고풍스러움으로 가득해 골목길을 걷고 있으면 기분 좋은 자극을 받았다. 모두 사람을 풍요롭게 채우는 캐나다의 소도시들이었다. 


결국 캐나다 여행의 매력은 대자연과 개성만점 소도시를 함께 둘러볼 수 있다는 것에 있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과 북적거리는 대도시에서 벗어나 색다른 경험으로 채울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루는 거대한 원시 자연의 품 속에 있다가도 다른 날은 근처 소도시에 들러 골목길을 둘러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곳, 바로 캐나다 온타리오 주다.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