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맛 따라잡기 4일

희쓴커플의 로맨틱 오로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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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KNIFE

오로라 관측의 성지,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오로라 커플 여행을 떠났다.

노스웨스트 준주

아내의맛 따라잡기 4일
  1. 기간 3박4일
  2. 장소 노스웨스턴 준주
  3. 현재 기온 -4.0°C

여행 DAY-1

아내의 맛? 오로라의 맛!

두근두근 기대되는 첫 커플 여행, 남들 다 가는 휴양지 말고 인생동안 기억에 남을 특별한 여행을 떠나고 싶었다. 고민 끝에 오로라 여행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검색해보니 나사(NASA)에서도 인증한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지인 캐나다의 옐로나이프!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 인기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의 희쓴커플이 신혼여행을 떠났던 곳이다. 겨울 왕국을 떠올리는 전경과 입이 딱 벌어지는 오로라까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고민할 새도 없이 비행기 표를 끊어버렸다. 


캐나다 옐로나이프는 오로라 오발에 속한 지역으로 연간 240일 이상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산이 없는 평평한 지대에 있고, 비교적 날씨가 많은 지역에 속한다. 그래서 오로라 오발에 자리한 도시 중에서도 오로라를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다. 오로라 관람을 위한 전용 시설도 잘 되어 있고 접근성이 좋아 불편 없이 오로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큰 이점이다. 오로라 여행을 예약하고 떠나기 전 단단히 준비했다. 방한복, 방한화, 장갑, 목도리, 모자, 핫팩을 든든히 챙겼다. 멋진 오로라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카메라와 삼각대도 가방에 넣었다. 이제 황홀한 오로라를 배경으로 커플 사진만 찍으면 된다. 오로라를 배경으로 한 커플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꼭 올리리라.   


오로라를 보기 위해 비행기를 여러 번 타야 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예상외로 캐나다 옐로나이프까지 가는 항공편은 무척 편리했다. 밴쿠버에서 옐로나이프까지 직항으로 이동할 수 있어, 단 한 번의 경유로 만 하루도 채 걸리지 않아 옐로나이프에 도착했다. 하얀 곰 모형이 반기는 아기자기한 옐로나이프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7시.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미세먼지로 가득한 한국에서는 만나기 힘든 깨끗한 공기가 제일 먼저 느껴졌다. 몸과 마음이 신선한 공기들로 정화되는 기분이었다. 캐나다 옐로나이프는 평균적으로 낮보다도 밤에 더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 다른 지역에서 오로라가 보이지 않을 때도 이곳에서 멋진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다고 한다. 공항에서 미리 예약해두었던 렌트카를 찾고 다운타운으로 출발했다. 단 20-30분 후, 숙소인 익스플로러 호텔 Explorer Hotel에 도착하여 체크인까지 완료했다. <아내의 맛>의 희쓴커플이 묵었던 스위트룸에는 묵지 못했지만 딜럭스룸도 너무 안락했다. 신혼여행때는 스위트룸으로 올까나?? 익스플로러 호텔은 위치도 옐로나이프를 여행하기 최적이다. 도보로 시티센터와 박물관, 워터프런트 산책까지 가능한 여행의 요지랄까나. 


옐로나이프 오는 비행기에서 숙면을 취해서인지 오로라 보러 가기에 딱 좋은 컨디션이었다. 이제 '오로라의 맛'을 찾아 본격적으로 떠나볼까?

오후 9시, 오로라 빌리지 Aurora Village로 출발이다. 오로라 빌리지는 옐로나이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오로라 관측지이다. 시선을 방해하는 불빛이 없어 최고의 오로라 관측 명소로 손꼽힌다. 호텔에서 30분 정도 차로 달리자 오로라 빌리지에 닿았다. 보통 다른 곳에서는 오로라 관측지까지 다운타운에서 한 시간 이상 차로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옐로나이프에서는 다운타운에서 가까운 지역에 오로라 관측지가 있어 쉽고 편하게 볼 수 있어 좋았다. 오로라빌리지에서는 다운타운에 위치한 각 호텔 픽업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하니 도로가 익숙치 않거나 피곤하면 이용해볼 만 한 것 같다. 오로라를 보고나면 새벽 1시쯤 될텐데, 오로라 관측지 가까운 곳에 숙소가 있다는 점도 든든했다. 


오로라 빌리지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서 오로라를 기다리고 있다. 둘러보니 한국인들도 많다. 특히 혼자 온 여행객들도 많았다. 그 중 여성 한국인 분과 얘기를 나누었는데 일상에 지쳐 재충전 나홀로 여행으로 혼자 오로라를 보러 왔다고 했다. 회사의 상사도, 잔소리하는 부모님도 없이 자연, 그것도 비현실적인 오로라 아래에서 오롯이 혼자 존재하는 경험을 위해 주말을 포함해서 이틀 휴가를 내고 왔다고 했다. (우리는 3일 휴가!) 3박만 해도 오로라를 관측할 확률이 90%가 넘는 옐로나이프는 회사원도 학생도, 바쁜 스케줄에도 부담없이 오기 좋은 오로라 여행지임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옐로나이프를 검색하면 볼 수 있었던 사진들 속에 있던 호수 주변으로 늘어서 있는 티피들을 실제로 보니 더욱 아름다웠다. 한국에서 추위에 단단히 대비해 이것저것 챙겨왔지만, 영하 20 ~ 30도까지 내려가는 옐로나이프 지역의 겨울, 오랜 시간 동안 밖에 있으려면 조금 추울 것도 같았다. 오로라 빌리지에서 추가로 방한복 세트를 빌렸다. 옐로나이프 겨울에 특화된 옷으로 중무장하고 나니 하나도 춥지 않았다. 오로라 빌리지에는 한국인 가이드도 있어 언어소통에 무리가 없었다. 대박이었던 것은 한국 컵라면도 판매하고 있었다는 점! 오로라를 기다리며 라면 먹는 맛을 어디에 비할까. 칼칼한 국물이 타넘어 내려가니 오로라를 기다리는 지루함도 추위도 함께 날아가 버렸다.  


겨울철 오로라 빌리지는 밤 9시 30분부터 새벽 1시까지 운영한다. 오로라가 강하게 나타나는 날이라면 추가로 1시간 30분씩 2회까지 연장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티피 안에서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고, 마시멜로를 구워 먹으며 오로라를 기다렸다. 생애 첫 오로라를 만날 생각을 하니 떨리기 시작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오로라를 기다리는 마음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실제로 오로라를 보는 것은 어떤 기분이 들까. 갑자기 밖에서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한국을 떠난 지 하루 만에 바로 오로라를 만날 수 있다니. 꿈만 같다. 카메라를 챙겨 티피 밖으로 나섰다. 뾰족한 티피 위에서 초록빛 오로라가 조용히 춤추고 있었다. 순간 주변이 고요해지며 울컥해졌다. 지평선 끝까지 오로라가 아름답게 일렁이고, 밤 하늘에 별은 쏟아질 것만 같다. 이런 감동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여행 DAY-2

오로라 끝판왕! 블래치포드 레이크

밤늦게 숙소에 돌아와 꿀잠을 자고 나니, 캐나다 시차 적응이 완전히 끝난 것 같다. 호텔 1층에 있는 트레이더스 그릴 Trader's Grill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투숙객 외에 로컬 사람들도 함께 식사하는 분위기였다. 서로 인사를 나누며 안부를 묻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우리 커플에게 말을 걸어오는 사람과 대화를 나눠보니 현지인에게도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아침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어제 보았던 오로라의 여운이 떠올랐다. 마치 손에 닿을 듯 말 듯 피어오르는 오로라는 환상적이고 몽환적이었다. 


오늘은 오로라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블래치포드 레이크 롯지 Blachford Lake Lodge에서 보내기로 했다. 여기도 희쓴커플이 하룻밤을 보낸 곳이다. 옐로나이프 신혼여행이라니, 홍현희와 제이슨 둘 중 누구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센스가 넘치는 선택이다. 


블래치포드 레이크 롯지는 수상 비행기를 타고 100km를 날아가야 하는 곳이다. 도대체 얼마나 멋진 오로라를 볼 수 있는 곳이길래 경비행기까지 타야 하는 걸까 기대감이 상승했다. 오로라 관측 외에도 야생동물 구경, 크로스컨트리, 스노슈잉, 아이스 스케이팅, 아이스 피싱 등이 무제한 가능하고, 여름에는 카누와 카약, 자전거도 맘껏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세손과 케이트 왕세손비가 머물렀던 곳으로 유명하다. 자연친화적인 운영 방침으로 캐나다 사람들도 꿈꾸는 여행지라고 했다. 


롯지에 도착하자 롯지 스태프가 모두 나와 반겨주었다. 스태프가 아기자기한 그림 지도를 나눠주며 롯지의 이곳저곳을 구경시켜 주었다. 그때부터 블래치포드 레이크 롯지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실감이 났다. 롯지는 옐로나이프 인근 야생 속에 자리해 소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휴식처였다. 만족도 10점 만점에 10점! 롯지에서 와이파이를 연결해 인터넷을 할 수 있었지만 하루 250mb를 가지고 모든 투숙객이 함께 사용해야 하다보니 스마트폰과 자연히 멀어졌다. 자연에 한걸음 다가간 느낌이랄까. 1층 휴식 공간에서는 호수와 자연이 어우러져 있는 모습을 통유리창을 통해 바라볼 수 있었다. 2층 휴식 공간에 있는 책장에서 한글책을 발견하니 더욱 반갑다. 먼 곳까지 먼저 다녀간 한국인 여행자들의 배려에 감사하게 된달까. 호스트가 정성껏 차려주는 캐나다 가정식도 맛있었다.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다른 메뉴로 즐기고 야채와 디저트, 메인 메뉴도 있었다. 한국에서 미리 준비해 간 와인과 곁들이니 너무 행복하다. 롯지 입구에는 블래치포드 레이크 롯지에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정감 가는 분필 글씨로 적혀 있었다. 오로라 지수와 함께 날씨, 식사 시간까지 꼼꼼하게 살필 수 있었다. 오늘 오로라 지수는 무려 9이다. 어제에 이어 오늘은 더욱 더 강렬한 오로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두근거렸다.  


낮 동안은 스노슈잉, 스케이트를 맘껏 즐기며 밤을 기다렸다. 겨울 시즌에는 백야 때문에 오후 3시가 되기도 전에 해가 져버린다. 블래치포드 레이크 롯지 주변으로는 약 100km안에는 인공조명이 존재하지 않았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라는 표현은 이곳에 가장 어울린다. 인공조명 없이 깜깜한 곳인만큼 제대로 된 오로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따뜻한 온수 욕조에 몸을 담근채 오로라를 감상하겠느냐고 스탭이 물었다. 꼭 하고 싶다고 준비를 부탁했다. 머리에 털모자를 쓰고 따뜻한 욕조에 몸을 담갔다. 머리가 맑아지면서 시원해지는 기분이 너무나 상쾌했다. 깨끗한 공기만으로도 기분 좋은 곳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저 멀리서부터 오로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첫날에는 우왕좌왕하느라 사진을 제대로 못남겼는데, 오늘만은 반드시 남기리라 다짐했다. 쭈뼛거리는 우리 모습에 오로라 사진은 처음 찍는 것처럼 보였는지 스탭이 도움을 주었다. 플래시를 가지고 하트와 이름을 만드는 등 재미있는 사진 찍는 법도 알려주고, 오로라 사진찍기 노하우도 전수해주었다. 어제 사진은 오로라를 잘 잡지 못했는데 확실히 현지인 도움을 받으니 훨씬 더 뚜렷한 오로라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여행 DAY-3

오늘은 오로라 헌팅!

블래치포드 레이크 롯지에서 나와 다시 옐로나이프로 돌아왔다. 블래치포드 레이크 롯지는 1박만 하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이었다. 캐나다에서만 가능한 특별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깊은 자연 속의 럭셔리였다.   


옐로나이프에서는 낮에 각종 겨울 액티비티를 즐기며 겨울왕국 캐나다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시베리아허스키가 이끄는 개썰매는 단연 최고의 액티비티였다. 하얗게 눈 쌓인 숲과 얼어붙은 호수를 개썰매 타고 달리는 기분이 너무 상쾌했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눈꽃이 내 눈을 사로잡았다.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썰매 견들의 강한 숨결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홍현희가 흥얼거렸던 겨울왕국의 주제곡인 'Let it go'가 떠올라 짝꿍과 같이 노래를 불렀다. 렛잇고~~ 렛잇고오~~~ 개썰매를 이끌어주는 스탭은 요즘 그 노래를 많이 듣게 된다며 웃었다. 


옐로나이프에 처음 방문한 이들을 위한 2시간의 시티 투어도 신청했다. 영어 가이드가 나와서 듣기 평가하는 기분으로 따라다녀야 하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한국어 가이드가 나와서 너무 기뻤다. 노스웨스트 준주 정부청사, 노던 헤리티지 센터를 돌며, 옐로나이프의 역사와 북방문화도 함께 들었다. 시티투어에는 겨울에만 할 수 있는 유명한 아이스로드 드라이빙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레이트슬레이브 호수는 옐로나이프에서 제일 큰 호수이자 세계에서도 10번째로 큰 호수이다. 겨울이 되면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를 달리는 기분이 남달랐다. 눈으로 하얗게 얼어붙은 호수는 마치 대평원같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과연 호수가 맞나 싶었는데, 차에서 내려 눈을 쓱쓱 치우면 호수 얼음이 한눈에 드러난다. 이렇게 큰 눈밭이 호수라니 놀랍다. 


시내투어를 하다 보니 노스웨스트 준주의 차 번호판이 북극곰 모양이다! 방문자 센터에 가면 기념품으로 살 수 있다는데, 여행 중 꼭 한번 들러봐야겠다. 참고로 방문자 센터에서는 북위 60도에 방문했다는 증명서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하루 종일 신나게 놀았더니 배가 너무 고프다. 로컬들이 옐로나이프 최고의 맛집으로 손꼽는다는 불록스 비스트로 Bullocks Bistro 당첨! 호텔 지배인이 이곳에서 옐로나이프 최고의 피시앤칩스를 맛볼 수 있다며 자신 있게 추천했다. 레스토랑의 외관은 동화 속에 나오는 오두막 집처럼 생겼다. 식당 내부의 벽과 천장에는 과거에 이곳을 방문했던 이들의 메모와 사진으로 가득했다. 메모 하나하나에는 맛있는 음식에 화답하듯 정성스러움이 가득했다. 한국어로 된 메모도 많이 보여 반가웠다. 유쾌하고 터프한 브룩스 아주머니와의 만남도 즐겁고, 서빙해주는 분들도 흥이 많아 보는 것만으로도 어깨춤이 났다. 꼭 이곳에서 먹어야 한다는 화이트 피시와 버펄로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생선 맛이 거기서 거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맛이 일품이었다. 피시앤칩스에 요리되는 생선은 방금 우리가 차를 타고 달린 그레이트슬레이브 호수에서 잡은 생선으로 요리했다고 한다. 옐로나이프에서 인생 생선 요리를 만났다. 불록스 특제 향신료로 숙성시킨 큼직한 버펄로 스테이크도 별미였다. 진한 육즙을 그대로 머금은 스테이크와 새콤한 소스와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오로라 빌리지에 머물며 오로라 관찰을 해봤으니, 오늘은 오로라 헌팅을 떠나야겠다. 오로라 헌팅은 차를 타고 넓은 하늘이 있는 장소로 가서 오로라가 가장 잘 보이는 경관을 찾아 나서는 체험이다. 추운 겨울에는 반드시 경험 많은 가이드와 함께 동행해야 한다. 오로라가 잘 보일 수 있는 곳만을 찾아 떠나기 때문에 오로라를 볼 수 있는 확률이 무척 높다고 해 기대가 되었다. 심지어 오로라 헌팅이라는 말도 무척 멋지다. 마치 탐험가가 되어 모험을 떠나는 탐험가가 된 것만 같다. 가이드는 옐로나이프 토박이로 어릴 때부터 늘 오로라를 보며 자랐다고 했다. 우리에게 오늘 세상에서 제일 멋진 오로라를 보여 주겠다고 자신만만했다. 호수들을 운전하며 이동하기 때문에 호수 위에 올라서서 멋진 오로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까지 심어주었다. 가이드는 투어 내내 따뜻한 차를 주며 우리가 춥지는 않은지 살갑게 챙겨주었다.  


밤새 차를 타며 오로라 헌팅을 했던 추억은 너무나 특별했다. 멀리서 피어오르는 오로라를 향해 달리는 흥분, 그리고 오로라가 점점 강해져오는 걸 확인했을 때, 함께 가고 있는 길이 확실하다는 확신까지 기분이 너무 좋았다.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는 듯 초록색의 오로라는 점점 강해지며 붉은빛과 노란빛까지 띄기 시작했다. 오로라를 딱 한 번만이라도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여행을 시작했었는데, 매일 오로라를 볼수록 욕심이 더 생기기 시작한다. 계속해서 오로라를 보고 싶고, 더 강한 오로라를 만나고 싶다는 욕심 말이다. 그렇게 밤새 오로라를 찾아다녔다.  


*추천 오로라 관측 & 액티비티 정보 

오로라 빌리지 Aurora Village

옐로나이프 아웃도어 어드벤쳐 Yellowknife Outdoor Adventures

옐로나이프 투어 Yellowknife Tours 



여행 DAY-4

올드타운 탐방

아침에 일어나 올드타운 내의 그레이트슬레이브 호수 연안에 위치한 댄싱 무스 카페 Dancing Moose Café에 들렀다. 가게 이름처럼 왠지 춤추는 무스가 나타날 것만 같은 곳이었다. 불록스 비스트로가 수십 년간 입지를 굳혀온 옐로나이프 전통 맛집이라면, 댄싱 무스 카페는 새롭게 떠오르는 다크호스 같은 맛집이다. 호수 경치를 즐기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특히 네덜란드식 브런치가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다. 판네쿡 Pannekoek이라고 불리는 크레페와 팬케이크 사이에 있는 것 같은 요리가 이색적이었다. 특제 소스를 얹어 만든 에그 베네딕트와 옐로나이프 최고의 시나몬 번도 맛있었다. 카페 2층은 게스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다는데 인기가 많아 예약이 빨리 마감된다고 한다. 친구와 함께 왔다면 여기 머물며 오로라를 보러 다녀도 좋을 듯하다.  


근사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옐로나이프 올드타운으로 향했다. 올드타운에 위치한 옐로나이프 아웃도어 어드벤처는 스노모빌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0분 동안 스노모빌 작동법을 배우고 바로 실전에 돌입한다. 눈 위에서도 잘 달릴 수 있는 엔진이 달린 스노모빌은 조종법이 스쿠터와 비슷해 운전이 어렵지 않았다. 호수에 쌓여 있는 눈 위를 60km의 속도로 자유롭게 활주하다 보니 레이서가 된 듯 느껴졌다. 짜릿한 속도감이 온몸에 전해졌다. 

작고 아담한 옐로나이프 올드타운은 가이드와 지도 없이도 길 잃을 걱정이 없다. 흥미와 직관에 따라 걷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나만의 방식으로 옐로나이프를 마음껏 탐험해볼까? 옐로나이프 올드타운은 1934년 골드러시가 있던 시절 작은 나무판자들 집들이 세워졌다. 흔적을 따라 산책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옐로나이프 기념품을 사기 위해 올드타운에 있는 저스트 퍼 Just Furs에 들렀다. 희쓴 커플이 양가 부모님에게 선물을 산 곳으로 검색의 검색을 해서 찾아갔다. 노스웨스트 준주 토박이인 크리스틴이 운영하는 공정 거래 모피 가게이다. 이곳의 모든 제품은 사냥부터 제품 제작까지 모두 현지 원주민의 손을 거쳐 완성된 것이 특징이다. 원주민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정교한 카드 지갑이 예쁘다. 따뜻해 보이는 토끼털 모자, 비버 목도리도 있었다. 한국에 돌아가서 입어도 부담스럽지 않은 제품들도 많았다. 엄마에게 여행 선물로 드릴 세련된 비버 목도리를 구입했다. 품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지 않아 부담이 없었다. 


한국에서 비싸게 판매되는 캐나다 아웃도어 제품을 사기 위해 위버 앤 데보어 Weaver and Devore에 들렀다. 위버 앤 데보어는 1936년에 설립된 옐로나이프 최초의 식료품점이다.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진 상점이지만 초라한 외관에 규모도 작은 편이었다. 이 곳이 맞나 의구심을 가지며 2층에 올라가자 아웃도어 의류와 장비 매대가 나왔다. 그곳에서 캐나다 구스 등 유명 브랜드를 10% 할인 판매하고 있었다. 게다가 옐로나이프가 속한 노스웨스트 준주의 판매세는 5%로 캐나다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중국인들이 사재기해간 다는 소문을 들었었는데 맞는 사이즈가 남아 있어 다행이었다. 제대로 득템했다!


두 손 가득 쇼핑을 했더니 이제는 예쁜 풍경 보면서 쉬고 싶어 부시 파일럿 모뉴먼트 Pilots Monument로 향했다. 노스웨스트 준주는 비행장이 적어 비행기로 이동 시 거친 환경에서 이착륙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 환경에서도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도록 전문 교육을 받은 파일럿을 부시 파일럿이라고 불린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 비행과는 달리 위험 부담도 크기 때문에 목숨을 잃은 부시 파일럿의 수도 많다고 한다. 부시 파일럿 모뉴먼트는 지난 100여 년 동안 목숨을 잃은 부시 파일럿들을 추모하기 위한 기념비이다. 부시 파일럿 모뉴먼트는 올드타운 최고의 전망대이기도 했다. 나무 계단을 올라 언덕에 오르면 호수를 끼고 있는 옐로나이프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여유롭고 평화로운 장면에 한참을 바라보았다.


옐로나이프 여행도 오늘이 마지막이다. 밤이면 오로라를 보고, 낮에는 겨울 액티비티를 만끽했던 오늘의 여행이 끝나면 한국에서의 일상이 그 시간을 채우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아쉽다. 이쯤되면 <아내의 맛> 희쓴커플 방송분을 분석했다고 해도 충분하겠다. 희쓴커플이 마지막 밤에 갔었떤 NWT 브루잉 컴퍼니 NWT Brewing Company에서 우리도 크래프트 맥주를 마시며 마지막 밤을 불태웠다. 옐로나이프에서 유일하게 맥주를 제조하는 양조장을 갖춘 레스토랑이다. 밴쿠버에서 열린 14회 캐나다 브루잉 어워드에서 가장 많이 팔린 맥주로 동메달을 땄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맥주 맛이 남달랐다. 맛있는 맥주와 잘 어울리는 안주들도 많았다. 피넛버터가 듬뿍 들어간 더블버거와 꿀과 시나몬이 들어간 핫윙은 최고였다. 


앞으로 한동안은 차가운 맥주를 마실 때면 옐로나이프에서 보냈던 특별했던 오로라 여행이 떠오를 것 같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회사를 다니고 일상에 지칠 때쯤에 혼자 오로라 여행을 떠나리라 다짐을 하기도 했다. 커플과 가면 대자연 속의 특별한 낭만 그 자체, 혼자 가면 힐링과 새출발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마법과도 같은 곳, 잊지못할 옐로나이프 여행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