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탈출 힐링 여행' 빅토리아 7일

온화한 날씨와 영국풍의 거리, 잘 가꿔진 정원같이 싱그러운 도시, 빅토리아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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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TORIA

예쁜 꽃으로 가득한 정원, 마음에 드는 와인을 찾아 떠난 와이너리, 열대림이 어우러지는 원시 자연에서의 산책, 바다를 보며 걷는 하이킹과 빅토리아 다운타운에서 즐기는 반짝이는 하루가 이곳에 있다. 도시와는 또 다른 평온한 매력으로 가득한 소도시의 행복에 빠져 본다.

빅토리아

'일상탈출 힐링 여행' 빅토리아 7일
  1. 기간 6박7일
  2. 장소 빅토리아, 코위찬베이, 던컨, 수크, 포트 렌프루, 솔트 스프링 아일랜드
  3. 현재 기온 14.5°C

여행 DAY-1

빅토리아로 떠나는 힐링 여행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하루하루.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이 그저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고 싶었다. 사실 거창한 모험이 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저 일상 속에서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마음껏 누리고자 했을 뿐. 평화로운 분위기와 온화한 날씨 속에서 예쁜 거리를 산책하고 바다를 마음껏 보며 드라이브도 신나게 즐기고 싶었고, 해안선을 따라 트레킹도 해보고 싶었다. 와이너리에서 내 취향에 딱 맞는 와인을 마시고, 초록빛 잔디밭에 누워 오래도록 하늘만 쳐다보고 싶었다.

오래도록 고민한 끝에 결정한 여행지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있는 빅토리아였다. 빅토리아를 베이스캠프로 삼아 근처에 있는 밴쿠버 아일랜드의 작은 소도시도 하나씩 살펴 보기로 했다. 내가 빅토리아로 휴가를 떠나겠다고 하자, 지인들이 하나같이 물었다.

"빅토리아? 거기서 일 주일을 보내려구?"

이 도시 저 도시 이동하며 다니는 것보다 여유롭고 안락한 작은 도시에서 느린 호흡으로, 충실하게 나 자신을 느끼고 싶었다. 경외심이 드는 웅장한 유적지보다는 마음에 젖어드는 어여쁜 경치와 함께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싶었다.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남들 이목이 신경 쓰여서라는 모든 변명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의 감정과 취향에 집중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도시이자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구로 손꼽히는 곳이라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제일 좋아하는 이상윤 배우가 최근 화보를 찍은 곳이기도 하고 말이다.

빅토리아를 가기 위해선 밴쿠버를 거쳐야 한다. 인천공항에서 밴쿠버까지 직항편 항공기를 이용했다. 영화 보고, 맛있는 기내식 먹으며 있다 보니 벌써 캐나다에 도착했다. 예상 외로 비행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식사를 하고 난 후 책 한권과 영화 한편을 번갈아 보다 보니 책을 다 읽기도 전에 도착해버렸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마저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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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The Traveller 

여행 DAY-2

설렘으로 시작하는 빅토리아 여행

밴쿠버에서 BC 페리 BC Ferries에 탑승하기 위해 츠와센 Tsawwassen 터미널로 향했다. 1시간 30분 동안 작은 섬들의 풍경에 흠뻑 빠져있다 보니 어느새 스와츠 베이Swartz Bay에 도착했다. 여기서 렌터카를 찾고 다시 20분 정도 신나게 달려 첫 번째 행선지인 부차드 가든 The Butchart Gardens에 도착했다. 현재까지도 부차드 가문이 운영하는 개인 공원인데도 불구하고 상시 입장이 가능하다는 점이나 과거 채석장이었던 곳이 정원이 된 곳이라는 점이 참 신기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공원에는 매년 전 세계에서 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단체 여행객들은 주로 오전 11시에서 오후 3시쯤 방문한다고 한다. 다행히 조금 늦게 도착해서 여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구경할 수 있었다.

선큰 가든, 로즈 가든, 일본 가든, 지중해 가든, 이탈리아 가든을 포함한 주요 정원에는 화려한 색깔의 꽃들로 가득했다. 부차드 가든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두 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하니, 소풍 온 기분으로 천천히 여유롭게 즐겨야겠다.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털썩 누웠다. 하늘을 올려다 볼 새도 없이 바쁘게 달리기만 했던 한국과 달리 이렇게 가만히 멈춰 있는 것만으로 새로운 기분이었다. 따사로운 햇살이 온몸 구석구석까지 온기를 더하니,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달콤한 낮잠에 빠져들었다. 야근이 끝나면 집에 들어가 씻고 잠들기 바쁜 한국에서의 삶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하루였다. 계절마다 부차드 가든에서 볼 수 있는 식물도 달라지고, 겨울인 12월 1일부터 1월 6일까지는 환상적인 조명과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예쁘게 장식한 모습을 볼 수 있는 마법의 크리스마스 The Magic of Christmas 도 구경할 수 있다. 7-8월에는 매주 토요일 불꽃놀이도 펼쳐진다고 하는데, 빅토리아에 머물며 틈날 때마다 부차드 가든에 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후 차로 5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나비 정원 Butterfly Gardens도 색다른 매력을 지닌 공원이었다. 이국적인 색깔로 중무장한 나비들과 열대 오리, 매혹적인 플라밍고와 희귀 새들을 한 곳에서 볼 수 있었다.

배도 슬슬 고파오고 여행의 시작을 자축하기 위해 식사가 가능한 근처 와이너리를 찾아봤다. 밴쿠버아일랜드는 "북쪽의 나파밸리"라고 불릴 정도로 좋은 와인들을 맛볼 수 있다는 점! 우선은 가까운 곳에 있는 처치 & 스테이트 와이너리 Church & State Winery으로 정하고 차로 15분 정도 이동했다. 이 와이너리는 밴쿠버 아일랜드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곳으로 빅토리아에서 15분이면 이동이 가능하다. 점심 식사 또한 페이링이 끝내주게 잘 되서 좋았다. 비스트로 점심 식사는 5월부터 12월까지 이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최고의 지역 재료를 이용해 정성껏 만든 피자는 2009년 이후 여섯 차례나 베스트 캐내디안 레드 와인 상을 받았다는 와인과 잘 어울렸다. 

근처 추천 숙박시설: 문워터롯지 Moon Water Lodge, 빌리이어리 리조트 Villa Eyrie Resort 

빅토리아에는 100년 이상 된 고풍스러운 호텔부터 정갈한 B&B까지 숙소 옵션이 다양해 선택하기 어려웠다. 고민 끝에 빅토리아의 이너하버를 오래도록 마음에 담고 싶어 코스트 빅토리아 하버사이드 호텔 & 마리나 Coast Victoria Harbourside Hotel & Marina를 선택했다.

호텔 바로 옆에 있는 피셔맨스 워프 Fisherman’s Wharf에는 형형색색의 수상가옥이 자리하고 있어 인생 사진 찍기에 그만이었다. 바닷가에서 노는 물개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예전에는 와서 물개 먹이를 줬었는데, 최근에는 환경 문제를 이유로 금지되었다고 한다. 피시 앤 칩스 레스토랑으로 유명한 바브스 피시 & 칩스 Barb's Fish and Chips에 들러 시그니처 메뉴를 주문했다. 갓 튀긴 생선과 차가운 맥주, 시원한 바닷바람이 잘 어울렸다. 

낮의 빅토리아는 활기차고 알록달록했다면 밤의 빅토리아는 로맨틱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엠프레스 페어몬트 호텔과 주 의사당과 요트들에 화려한 조명이 더해졌고 이너하버 근처에 작은 마켓이 들어섰다. 로컬 아티스트들의 예술품과 액세서리, 디자인 소품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사진 ⓒ The Traveller 

여행 DAY-3

반짝이는 소도시, 빅토리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테라스로 달려나갔다. 빅토리아의 눈부신 이너하버의 모습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아침 햇살이 바다에 부서지며 반짝거렸다.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보면서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세상에 또 어디 있을까.

아침식사를 한 후 테이크아웃 커피 한 잔을 손에 든 채 이너하버까지 천천히 산책을 했다. 이너 하버는 빅토리아의 중심지이자 빅토리아 여행의 출발지이다. 파란 하늘 밑에 초록빛 잔디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눈앞에는 새하얀 요트들과 카약을 즐기는 여유로운 풍경을 간직한 곳이다. 항구 앞에 위치한 고풍스러운 주 의사당 Parliament Buildings은 빅토리아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거리를 오가는 마차와 거리의 연주자들이 여유로운 이곳의 풍경을 말해주었다. 길거리에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들고 잔디밭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했다. 따뜻한 기후와 친절한 사람들의 표정, 정원의 도시라는 별칭답게 도시 곳곳에 위치한 예쁜 정원들이 왜 빅토리아가 '캐나다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꼽히는지 이유를 알겠다. 

빅토리아 하버 페리 Victoria Harbour Ferry에 탑승했다. 통통배라 속도가 빠를까 싶었는데, 의외로 빠르고 창문 사이로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왔다. 탔던 곳으로 다시 돌아와 내린 후 주 의사당 옆에 있는 로얄 BC 박물관 Royal BC Museum에 들렀다. 원주민, 현대사, 자연사 등 3가지 주제의 전시관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박물관 내에는 구경거리가 많아 즐거웠다. 빙하시대와 해변, 숲 모형 등이 정교하게 꾸며져 있었다. 옛날 호텔, 기차역 등을 실제처럼 구현해놓아 브리티시컬럼비아 주로 이주한 유럽인의 역사를 보여주었다. 토템 폴을 직접 조각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빅토리아에서 꼭 즐겨야 한다는 애프터눈 티를 마시며 좀 쉬어볼까?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빅토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인 페어몬트 엠프레스 호텔 Fairmont Empress Hotel은 우아한 영국풍의 호텔로 애프터눈 티가 유명하다. 21가지 종류의 다양한 차를 갖추고 있어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격조 높은 서비스를 받으며 향긋한 홍차를 음미하고 있으니 빅토리아 시대로 돌아간 것 같았다. 엠프레스 호텔의 유명한 스콘과 호텔 루프탑 허브 정원에서 딴 신선한 라벤더까지. 이렇게 기분 좋게 오후를 시작할 수 있다니 정말 힐링 여행 온 기분이 난다.

숙소에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크레이그다로크 성 Craigdarroch Castle을 찾았다. 광산 부자인 로버트 던스무어가 1800년대 말에 지은 호화 저택으로 당시 빅토리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어서 그런 지 건물 곳곳에서 당당함이 느껴졌다. 성 내부는 아름다운 스테인드 글라스와 가구들로 채워져 있었다. 심지어 하녀들의 방까지 고급스럽다. 귀족처럼 성 앞의 정원을 여유롭게 거닐며 다시 한 번 여유를 즐겼다. 나는 누구, 여기는 어디?

저녁에는 가버먼트 스트리트를 돌아다니며 빅토리아의 밤을 만끽했다. 가버먼트 스트리트는 빅토리아풍 건물과 오래된 벽돌 건물이 어우러져 운치 있었다. 가로등마다 매달린 예쁜 꽃들은 걷는 것만으로도 나를 기분 좋게 만들어주었다. 거리에는 크래프트 비어를 즐길 수 있는 브루어리나 펍으로 가득했다. 그중에서 캐나다 최초의 펍이라는 스피나커스 펍 Spinnakers pub에 들어갔다. 1984년부터 시작해서 그런지 펍 자체도 멋들어졌다. 완벽한 에일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 바드&뱅커 Bard&Banker는 은행이었던 곳을 개조한 펍이었다. 화려한 샹들리에와 클래식한 가구들이 무척 멋스러웠다. 펍 투어만으로도 이렇게 근사한 저녁이라니! 빅토리아의 매력에 퐁당 빠져가고 있다.


사진 ⓒ The Traveller 

여행 DAY-4

빅토리아를 조금 벗어나 다른 소도시로

호텔 발코니에 서서 빅토리아의 아름다운 아침 풍경에 정신없이 취해 있었다. 이렇게 예쁜 아침은 언제나 나를 행복하게 한다. 오늘은 또 어떤 하루가 펼쳐질까?

오늘은 토템 도시로 유명한 던컨 Duncan이 첫번째 목적지이다. 40여 개의 토템 폴로 둘러싸인 던컨은 흥미로운 마을이었다. 로얄 BC 박물관 내에서 봤던 토템 폴로 가득했다. 토템 폴은 원주민의 전설을 형상화한 상징적인 조형물로 천둥새, 고래 등 북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숭배했던 자연물들이 조각되어 있었다.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색색깔의 다양한 토템이 늘어서 있었다. 던컨은 인구의 절반이 원주민으로, 원주민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다. 관광안내소에서 토템 폴 지도를 구해 토템 폴 투어를 떠났다.

캐나다에서는 사과를 발효시켜 만든 주류인 사이더를 꼭 마셔 봐야 한다는 조언에 따라 메리데일 사이더리 & 디스틸러리 Merridale Cidery & Distillery 를 찾았다. 메리데일 사이더리의 사이더는 밴쿠버 아일랜드 전역에서 구매 가능할 정도로 굉장히 유명한 곳이었다. 다양한 종류의 사이더를 시음하고, 평화로운 농장에서 짧지만 강렬한 휴식을 취했다. 이 부근은 '북미의 나파 Napa of the North'라 불릴 정도로 와인이 유명하다. 별명에 어울리듯 에이버릴 크릭 바인야드 Averill Creek Vineyards, 블루 그라우스 에스테이트 와이너리 Blue Grouse Estate Winery, 언스워스 바인야드 Unsworth Vineyards 등 다양한 와이너리가 산재해 있었다. 다음에는 와이너리만 집중 방문하는 와인 투어를 떠나야겠다.
먹고난 후 소화도 시킬 겸 하이킹을 즐기고 싶어졌다. 골드스트림 주립 공원 Goldstream Provincial Park은 온대우림 숲속에서 하이킹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600살이 넘는 거대한 미송, 삼나무, 오리나무 등 다양한 식물과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울창한 나무들이 들어선 빽빽한 숲은 신선한 공기를 마구 뿜어내고 있었다. 온몸으로 피톤치드를 마음껏 받아들이며 몸과 마음을 상쾌한 공기로 가득 채웠다. 힐링하는 시간이었다. 10월 중후반부터 12월 초 사이에는 연어가 회기 하는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어서 많은 이들이 방문한다고 하는데, 그 시기에 맞춰 다시 또 오고 싶다.

길었던 하루를 마치고 빅토리아의 숙소로 돌아왔다. 창밖으로 자연 풍경이 편안하고 근사했다. 공기마저 다른 기분이다. 이렇게 마음 편하게 잠들어본 적이 언제였을까. 소소한 행복들이 차곡차곡 몸속에 채워졌다.

근처 추천 숙박시설: 문워터롯지 Moon Water Lodge, 빌리이어리 리조트 Villa Eyrie Resort

여행 DAY-5

좀 더 활동적인 일정: 해안가 드라이브에서 할리우드 영화 촬영지, 집라인까지!

아침 공기가 무척 상쾌하다. 오늘은 해안선을 따라 신나게 드라이브를 즐겨볼까? 파란 바다와 하늘을 옆에 두고 드라이브를 하자니 마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드라이브 중 들른 포트 로드 힐 Fort Rodd Hill은 1895년부터 1956년까지 웨스트 코스트의 비밀기지였던 곳이다. 가이드가 근무한 병사들과 가족 이야기를 들려주었는데 힘든 과정 속에서도 가족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전해졌다. 캐나다 웨스트 코스트에서 가장 오래된 피스가드 라이트 하우스 Fisgard Lighthouse에서는 마스터 선장이 된 듯 휠을 잡고 목초지를 헤매고 지나갔다. 유적지 투어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 대해 공부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오늘 일정 중 가장 기대가 많았던 곳은 미국 드라마인 데드풀에서 X 맨션으로 등장한 해틀리 캐슬 Hatley Castle이다. 영화배우 라이언 레이놀즈 인스타에서도 봐서 그런지 캐슬 근처에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했다. TV에서 보던 곳이 내 눈앞에 펼쳐지다니 정말 신기했다. 예쁘게 꾸며진 정원을 지나 고풍스러움으로 가득한 X 맨션, 아니 해틀리 캐슬에 등장하자 그간 열심히 봤던 미드 속 풍경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데드풀 외에도 엑스맨을 비롯한 600여 편의 영화의 배경으로 출연했다고 하는데, 한국에 돌아가서 어디에 나오는지 한번 찾아봐야겠다.

관광지만 돌아다녔더니 이제 자연과 함께 하는 액티비티가 하고 싶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집라인을 추천했다. 30분 정도 차를 타고 도착한 깊은 숲 속의 아드레나 라인 어드벤처 Adrena Line Adventure는 밴쿠버 아일랜드에 있는 유일한 집라인 투어라며 다른 곳과는 다를 거라고 한다. 실제 아름 다리 나무 사이를 오가며 신나게 집라인을 즐기다 보니 스파이더맨이라도 된 듯했다. 즐거운 에너지로 가득 찬 스태프들도 무척 친절했다. 집라인을 타러 이동하는 내내 웃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유쾌한 시간이었다. 

식사는 바다가 보이는 멋진 전망이 있는 수크 하버하우스의 코퍼 룸 The Copper Room에서 하기로 했다. 해안가를 타고 약 10분 정도 달려 도착한 코퍼 룸에서는 멋진 바다 경치를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이때까지 여행 내내 성취감, 효율성, 가성비 같은 계산적인 단어는 내려놓고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만을 떠올렸다.

한국에서부터 꿈꿔온 본격적인 드라이브의 시작이다. 수크에서 포트 렌프루까지 이르는 길은 깨끗한 해안선이 쉴 틈 없이 이어졌다. 계속해서 이런 길만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에 쏙 드는 바다나 공원이 보이면 멈춰서 잠시 머물기로 했다. 후안 데 푸카 트레일 Juan de Fuca Trail은 하이킹하기에 너무나 멋진 곳이었다. 캐나다에서 가장 유명한 하이킹 코스 중 하나로 환상적인 해안 경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자연환경 보호에 무척이나 주의를 기울였는데, 해양 생물을 함부로 만지는 일은 금지되어 있었고 항상 파도를 조심하며 걸어야 했다.

포트 렌프루에는 캐나다에서 가장 독특한 모습의 나무가 있다는 아바타 그로브 Avatar Grove보호 지역도 있고, 상업화 되지 않은 고래 및 해양 생물을 관찰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웨스트 코스트와 푸안 드 푸카 트레일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작지만 갖출 것은 다 갖춘 완벽한 마을이었다. 아무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은 나만의 비밀 장소로 남겨 두고 싶은 곳이랄까?

열심히 돌아다녔더니 다시 허기가 몰려온다. 15분 정도 달려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곳이라는 렌프루 펍 Renfrew Pub에 들어가 맥주를 주문했다. 펍의 단골손님들과 함께 정답게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마치 처음 온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강을 끼고 있는 펍이어서 공기도 무척 맑고 행복했다. 바람에 삼나무 향이 실려왔다. 하늘에는 독수리가 떠다니고, 호기심 많은 물개가 갑자기 튀어나와 인사를 했다. 라이브 음악이 밤으로 흘러들어왔다. 따스한 빛이 스며드는 창문과 삼나무 지붕이 오래도록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오두막이 되어 주었다. 낯설지만 안락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근처 추천 숙박시설: 수크 하버 하우스 Sooke Harbour House, 프레스티지 오션프런트 리조트 Prestige Oceanfront Resort , 와일드 런프루 리조트 Wild Renfrew Resort (Wild Renfrew Seaside Resort & Lodge)

여행 DAY-6

특별한 섬, 솔트 스프링 아일랜드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매 순간순간이 특별했지만, 오늘은 더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 그런 마음이 선택한 여행지가 바로 솔트 스프링 아일랜드 Salt Spring Island였다.

밴쿠버 아일랜드에 있으면서 또 다른 섬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솔트 스프링 아일랜드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 밴쿠버 아일랜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으로 밴쿠버와 빅토리아 사이에 위치해 있다. 섬 북부에서 차갑고 짠 샘물이 나오는 것을 보고 '솔트 스프링'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빅토리아에서 BC 페리를 타고 스와츠베이 터미널에서 출발해 35분만에 솔트 스프링 아일랜드의 풀포드 하버에 도착했다. 터미널에서 판매하는 페리 가격은 왕복 요금이다.

2018년 3월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솔트 스프링 아일랜드 마켓은 섬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 중 하나였다. 섬에서 만들어진 모든 것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다. 섬에서 만들어지거나 구워지거나 재배된 것들만 판매해 다른 마켓과는 확연히 차별화되었다. 장인이 직접 만든 액세서리, 도자기는 물론 정성스럽게 구운 빵, 치즈, 허브도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켓이 열리는 날에는 섬의 주요 여행지나 상점들이 문을 여는지 다시 확인해야 할 정도로 현지인들이 대부분 참가하는 큰 행사였다. 마켓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해 사람들로 붐비기 전에 얼른 둘러보았다.

막바지에 다다른 여행일정 때문인지 너무 피곤해서 바로 왕복으로 끊어두었던 BC 페리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간 것 같아서 아쉬울 따름이다.

여행 DAY-7

빅토리아의 축제 & 마켓

빅토리아에서 보낸 반짝이는 일상을 뒤로 한 채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일상의 여유와 소소한 행복을 찾아 떠난 빅토리아와 밴쿠버 아일랜드 여행은 한국에서 느끼지 못했던 여유로운 분위기와 싱싱한 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 별장을 하나 사서 힐링이 필요할 때마도 여행오고 싶은 곳이었다. 온화한 기후로 어느 계절에 와도 괜찮을 것 같다. 다음 힐링 여행 때는 축제와 로컬 마켓도 최대한 참석하고 싶은 마음에 가고 싶은 곳들을 찾아봤다.

4월부터 10월 사이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모스스트리트 마켓 Moss Street Market, 5월부터 9월 사이 매주 토요일에 열리는 제임스 베이 마켓 James Bay Market, 4월부터 9월 사이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배스쳔 스퀘어 마켓 Bastion Square Market도 놓치지 않고 싶다. 5월 21일에는 빅토리아 데이 퍼레이드 Victoria Day Parade, 5월 27일에는 쿡 스트리트 빌리지 블록 파티 Cook Street Village Block Party, 6월 17일에는 자동차 없는 빅토리아 Carfree YYJ, 6월 21일에서 23일 사이에 열리는 빅토리아 선주민 문화 페스티벌 Victoria Indigenous Cultural Festival, 펀 페스트 Fernfest, 7월 1일 캐나다 데이 Canada Day, 8월 5일 빅토리아 심포니 스플래시 Victoria Symphony Splash, 11월 24일 산타 라이트 퍼레이드 Santa’s Light Parade, 12월 6일부터 1월 6일까지 크리스마스 라이트 행사 Christmas Lights Across Canada가 캐나다 전역에서 펼쳐진다고 한다.

다채로운 축제와 로컬 마켓들로 가득한 밴쿠버 아일랜드. 이곳에서 찾은 내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다음 여행을 기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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