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뜬다 겨울 알버타 6일

캘거리 도시체험과 밴프 레이크 루이스에서 만끽하는 겨울 액티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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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ter Alberta

캐나다 로키 여행의 거점이 되는 캘거리는 대도시의 다양성과 소도시의 따뜻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캘거리를 떠나 캐네디언 로키로 들어서는 순간 꿈에서나 만날법한 아름다운 겨울날의 풍경이 이곳에 있었다. 개썰매, 아이스 워크, 온천, 스노우슈잉, 스노우튜빙까지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액티비티는 끝없는 자유로움을 선사한다.

뭉쳐야뜬다

뭉쳐야 뜬다 겨울 알버타 6일
  1. 기간 5박6일
  2. 장소 캘거리, 밴프, 레이크 루이스, 카나나스키스, 드럼헬러
  3. 현재 기온 1.3°C

여행 DAY-1

캘거리로 출발 !!

뾰족한 나무 위로 하얀 눈이 두껍게 쌓여 있다. 새하얀 순백의 세상이 펼쳐져 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을 혼자 조용히 밟아 본다. 사람 많은 한국에서는 만나기 힘든 풍경이다. 귓가에 저절로 유키 구라모토의 'Lake Louise' 피아노 선율이 흐른다. 차마 인간의 세계라고 믿기 힘들 만큼 아름답다.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세계로 떠난다. 


캐네디언 로키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더 재미있는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한 최고의 장소이다. 캐네디언 로키에 닿기 위해 제일 먼저 도착할 장소는 캐나다 캘거리다. 캐나디언 로키의 관문이라고 불리는 캘거리에 가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에어캐나다나 대한항공을 이용한다. 비행기는 캐나다의 관문 밴쿠버를 경유해 다시 환상의 겨울 여행지 캘거리로 우리를 데려다준다. 



캘거리는 동쪽에는 푸른 초원과 서쪽에는 높은 산을 품고 있는 힘찬 에너지로 가득한 도시이다. 캘거리에서는 도시의 다양한 즐거움과 아름다운 대자연인 로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최대 매력이다. 캘거리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비는 시기는 바로 7월. '지상 최대의 아웃도어 쇼'인 스탬피드 페스티벌이 캘거리를 무대로 펼쳐진다. 축제를 축하하기 위해 다채로운 테마로 캘거리 시민들이 준비한 스탬피드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세계 최고의 로데오 선수들의 황소 타기, 마차 경주, 3천명 이상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는 이브닝 쇼가 관객의 심장을 요동치게 한다. 이 시기에는 모두가 카우보이로 변신한다는데, 다음에는 축제 기간에 맞춰 방문해야겠다.


인천공항에서 오후 늦게 출발했는데, 캐나다 캘거리에 도착하니 출발한 날짜의 오후이다. 왠지 하루가 멈춰버린 느낌이다. 캐나다의 겨울 왕국은 차가운 겨울인 동시에 따뜻한 기운을 품고 있다. 공기부터 다르다. 내일부터 이어질 즐거운 시간을 상상하며 침대에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 시차 때문에 아직은 이른 아침 눈이 떠지겠지. 눈이 떠지면 잠든 친구들 몰래 혼자 새벽 산책을 다녀와야겠다. 


여행 DAY-2

은빛 레이크 루이스

캘거리에서 겨울의 로키를 보기 위해 렌터카를 이용해 밴프로 이동했다. 밴프는 1885년에는 캐나다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198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캘거리에서 밴프까지는 130km 정도 떨어져 있어 자동차로 1시간 반정도 걸렸다. 차창으로 흘러가는 풍경은 보고만 있어도 지루할 틈이 없다. 캐나다 여행 출발 전, 친구가 '여름의 로키와 겨울의 로키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여름에는 아름답게 피어있는 야생화와 초록빛 나무들로 가득하고, 에메랄드 빛의 호수는 신비로움 그 자체라고 한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로키는 순백의 옷으로 갈아입는다. 레이크 루이스도 하얀 설원에 얼어붙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여름 로키도 아름답지만, 로키를 제대로 보려면 겨울에 와야 한다는 것이 친구의 이야기였다. 겨울에는 스키, 스노보드, 스노우튜빙, 아이스 워크 등 즐길 수 있는 겨울 액티비티가 많아 더욱 재미있다고 했다. 로키로 향하는 길이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밴프에서 가장 먼저 가고 싶었던 곳은 바로 밴프 곤돌라 전망대. 온라인으로 미리 예매해 10% 할인을 받았다. 밴프 곤돌라 Banff Gondola 를 타는 순간 설퍼 산으로 떠나는 탐험이 진짜 시작되었다. 산 정상까지 도착하는 8분 동안 엄청나게 많은 산들이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새하얗게 가득한 설산의 풍경이 내려다보였다. 내가 캐나다 겨울 여행을 제대로 왔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울창한 숲과 험준한 로키산맥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2,281m 높이의 정상에 도착했다. 설퍼 산 정상에 도착하자 끝없이 펼쳐진 산봉우리에서 뿜어져 나오는 산의 포스가 엄청나다. 전망대 루프톱에 오르니 북쪽으로는 밴프 시내와 캐스케이드 산 Cascade Mountain이, 서남쪽으로는 선댄스 피크 Sundance Peak가 한눈에 들어왔다. 시야에 가리는 곳 하나 없이 360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었다.  


오래도록 이 풍경을 간직하고 싶어 스카이 비스트로 Sky Bistro에서 점심을 먹었다. 2900피트(883m)의 아찔한 높이에서 하는 식사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창문 옆으로는 로키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로컬 농산물과 식자재로 만든 신선한 요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알버타 주가 자랑하는 트리플 A 스테이크는 담백하고 부드러웠다. 입안에 넣자마자 녹아내리는 맛이 일품이었다. 스카이 비스트로는 밴프 곤돌라 꼭대기 3층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밤하늘의 별 감상까지 가능하다.  밤하늘을 보기 위해 다시 이곳을 찾고 싶어졌다. 

곤돌라에서 내려와 향한 곳은 꿈 속의 배경인 바로 레이크 루이스 Lake Louise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10대 절경 중 하나로 꼽히며,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세계 최고의 명소'로 이름난 곳이다. 여름이면 에메랄드 빛 영롱한 빛을 뽐내지만, 겨울이 되면 은빛으로 얼어붙는다. 실제로 레이크 루이스를 보니, '캐나다 로키의 보석'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었다. 호수 전체가 얼어붙기 때문에 호수 위를 걷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생소하고 신기한 경험이다. 레이크 루이스에서는 아이스 스케이트도 탈 수 있고, 얼음 축제도 열린다. 레이크 루이스를 배경으로 말이 끄는 마차에 탑승했다. 말이 끌고 있는 마차를 타고 달리니 마치 동화속 주인공이 된 것 같았다. 말이 끄는 힘에 밀려 썰매가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밤이 되면 주변이 어두워지면서 더욱 운치 있는 풍경이 펼쳐진다고 한다. 


레이크 루이스를 웅장하게 지키고 있는 페어몬트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 Fairmont Chateau Lake Louise Hotel에서 애프터눈 티로 낭만을 더했다. 호텔은 120년의 역사가 곳곳에서 느껴지는 고풍스러운 곳이었다. 서빙하는 분들도 온 몸에 품격이 묻어났고, 반짝이는 은식기에 담겨 나온 예쁜 핑거 푸드는 먹기 아까울 정도였다. 운이 좋아서였는지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에서 가장 예쁜 풍경을 볼 수 있다는 레이크 뷰 라운지에 빈자리가 있었다. 차를 골라 달콤한 디저트와 곁들이니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 달달해졌다. 


밴프까지 와서 파우더 스노우를 못 보고 갈 수가 있나. 캐나다 최고의 스키장으로 손꼽히는 레이크 루이스 스키 리조트 Lake Louise Ski Resort로 향했다. 이곳은 캐나다에서 Big 3라 불리는 최고의 스키장이다. 페어몬트 샤또 레이크 루이스 호텔에서 10분 밖에 안 걸릴 만큼 가까운 곳이었다. 스키장은 전 세계에서 온 스키스노보드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아쉽게도 스키를 탈 수 있는 준비가 되지 않아 친구들과 다 함께 스노우튜빙에 도전했다. 스노우튜빙은 커다란 튜브를 타고 눈썰매처럼 내려오는 액티비티이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인용 튜브도 있었다. 스노우튜빙은 아이들이나 타는 거라고 다소 무시했는데 오산이었다. 어른 전용 슬로프는 엄청 길고 다이내믹했다. 튜브를 타고 내려오자 깃털처럼 가볍고 건조한 로키의 눈이 흩날렸다. 햇살에 반짝이는 눈가루 때문에 눈이 부셨다. 튜브가 파우더 스노우를 부드럽게 타 넘으며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한 스피드에 짜릿함은 배가 되었다. (로키 스키여행 일정 보기)


아침부터 서둘렀더니 피곤이 몰려왔다. 바로 레이크 루이스 인 호텔 Lake Louise Inn Hotel로 체크인해서 쉬었다. 숙소는 캐나다 로키산맥을 배경으로 품고 있는 멋진 호텔이다. 호텔방에 머무는 것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호텔 내에 있는 익스플로어 라운지 Explore Lounge는 벽난로가 둘러싸여 편안한 분위기인데다가 보드게임, 당구대, 다트, 주크박스 등도 있었다. 스테이크와 맥주 한 잔을 주문해 순식간에 먹고는 꿈을 꿀 새도 없이 잠들어버렸다.

여행 DAY-3

별이 빛나는 밤

레이크 루이스에서 1시간 30여분을 달려 클라인 리버 Cline River에 도착했다. 로키 헬기 Rockies Heli를 타고 로키산맥의 한가운데를 탐험하기 위해서다. 예약된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준비된 쿠키와 커피를 마시며 기다렸다. 헬기는 로키를 실감 나게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액티비티였다. 손만 내밀면 로키의 새하얀 눈이 손에 스칠 듯 가까웠고 봉우리가 헬기 꼭대기에 닿지 않을까 몇 번이나 움찔했다. 어마어마한 두께의 빙하와 빙하가 녹아서 만들어진 작은 호수들도 보였다. 새하얀 눈으로 가득한 산꼭대기와 빙하와 폭포를 지나 도착한 곳은 재스퍼 국립공원 부근에 있는 아브라함 레이크 Abraham Lake였다. 한국인에게 잘 알려져 있는 관광지는 아니지만,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고 있던 곳이었다. 나만 혼자 조용히 알고 싶은 로키의 숨은 명소랄까. 레이크 루이스나 미네완카 레이크 못지 않은 예쁜 호수였다. 15여분동안 헬리콥터를 타고 로키의 풍경을 조망하고, 우리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외딴 곳에 내렸다. 눈으로 가득한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스노우슈잉을 하며 때묻지 않은 풍경에 좀더 취해보기로 했다. 헬기를 타야만 올 수 있는 곳인 덕분에 인적이 드물어 나만을 위해 준비된 특별한 장소 같았다. 스노우슈를 신으니 두껍게 싸인 눈을 가볍게 디딜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미세먼지로 뿌옇게 뒤덮여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았는데 캐나다 로키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서 달리고 싶어진다. 한참을 스노우슈잉을 하며 시간을 보냈더니 따뜻한 마실 것이 간절해질 때 가이드가 핫초코를 건냈다. 다시 헬기를 타고 클라인 리버 헬리포트로 돌아오는 헬리 스노우슈잉 여정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좋은 곳이 있다면서 파일럿이 직접 추천해 준 곳 중 하나가 아브라함 레이크 Abraham Lake프리처스 포인트 Preacher's Point이다. 지금쯤 가면 최고의 아이스 버블을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아이스 버블이 뭐지? 머릿속에 물음표가 잔뜩 찍혔지만 파일럿의 추천을 믿어보기로 했다. 장소에 도착하자 마치 호수에 거품이 얼어붙은 것처럼 동그라미들이 잔뜩 그려져 있었다. 해파리가 갇힌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살아 있는 물고기가 있을 것만 같았다. 눈앞에 펼쳐진 모습이 너무나 비현실적이어서 합성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아이스 버블은 호수 바닥에서 자라는 식물에서 메탄가스가 뿜어져 나와 올라오던 도중 얼어붙어서 생긴 현상이라고 전해주었다. 설명을 듣고 봐도 아이스 버블은 무척 신기하기만 하다. 겨울이면 아무 때나 볼 수 있는 현상인가 싶었다. 하지만 버블을 찾아 얼음위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호수의 얼음이 안전하게 얼었을 때만 갈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 예상하지 못한 아이스 버블까지 볼 수 있다니! 운이 참 좋다는 생각이 든다.

낮에 계속 돌아다니기만 하고, 제대로 못 먹었더니 엄청 배가 고팠다. 정말 맛있는 게 먹고 싶어서 선택한 레스토랑은 그리즐리 하우스 The Grizzly House이다. 그리즐리 하우스는 밴프에서 가장 유명한 퐁듀 레스토랑으로 1967년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곳이었다. 밴프 로컬 사람들은 물론 수천 명의 여행자들에게도 사랑받는 맛집. 그릴 위에 버터크림을 바르고 스테이크를 구워 치즈에 찍어 먹었다. 버팔로 스테이크도 있어서 도전! 질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부드럽고 특유의 향도 거의 나지 않았다. 캠핑하는 듯 꼬챙이에 찍어 먹는 경험이 독특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밴프 애비뉴의 밤거리를 산책했다. 밴프는 해발 1400m에 위치해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밴프타운의 중심지는 아담하면서도 아기자기하고 예쁘게 꾸며져 있었다. 의외로 구경거리도 많아 눈이 즐거웠다. 맛있어 보이는 초콜릿 가게도 있고, 예쁜 드림캐처를 판매하는 기념품 가게도 보였다. 크리스마스 아이템을 판매하는 숍도 있고, 비버 테일도 보였다. 비버 꼬리 모양의 달콤한 디저트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비버 테일에서 가장 인기 많은 시나몬과 설탕맛을 골랐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캐스케이드 폰드 Cascade Ponds이다. 로키산맥 위로 쏟아지는 별빛을 보고 싶다고 했더니 로컬 친구가 추천해준 장소였다. 모닥불을 지펴 마시멜로를 구워 먹으며 오래도록 별을 보았다. 셀 수 없이 많은 밤하늘의 별은 한국에서 보는 것보다 훨씬 아름답게 반짝였다. 오래도록 모닥불이 타오르는 것을 바라보고 있으니 참 행복했다. 한국에서의 고민이 사소하게 느껴졌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따스함으로 가득한 모닥불, 수많은 별들과 달콤한 마시멜로까지. 한국에 돌아가서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풍경이다.

여행 DAY-4

온천, 아이스워크, 개썰매...완벽.

재빨리 조식을 먹고, 존스턴 캐년 Johnston Canyon으로 향했다. 여름에 물이 세차게 흐르는 존스턴 캐년은 겨울이 되면 얼어붙어 빙벽이 형성된다. 로키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곳으로 고대의 빙하가 만들어낸 스펙터클한 지형이 압도적이었다. 푸르스름한 빛을 내는 얼음 기둥과 초현실적인 얼음조각이 미로처럼 늘어서 있었다. 아이스 워크 가이드 투어에서는 아이스클릿, 스틱, 간식 등 필요한 것들을 제공해 특별히 준비할 것이 없는 점도 좋았다. 가이드가 이 지역의 독특한 지형이 형성된 원인과 역사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렌터카를 타고 한 시간 반 정도를 달려 바운더리 랜치 Boundary Ranch에 도착했다. 바운더리 랜치는 카나나스키스의 대표적인 카우보이 목장이지만, 겨울에는 신나는 개썰매도 함께 운영한다. 한 시간 반 동안 허스키들이 끌어주는 썰매를 타고 카나나스키스의 깊은 계곡을 질주했다. 썰매가 넘어지거나 수렁에 빠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우습게도 개썰매는 안정적으로 달렸다. 처음에는 조금 느린 것 아닌가 싶다가 내리막길을 기점으로 엄청나게 빠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었다. 짜릿함이 온몸에 전해졌다. 출발하는 법과 브레이크 밟는 법 등 기본적인 운전법을 배우면 직접 개썰매를 조종할 수도 있었다. 신나게 달리던 개들이 멈춰 선 곳은 인디언 텐트처럼 생긴 티피. 티피는 과거 선주민들이 살았던 전통 텐트이다. 이곳에서 추위를 녹이기 위해 핫초코를 마시며 선주민들이 먹었던 배녹을 구워 메이플 시럽에 찍어 먹었다. 여유로우면서도 다양한 체험이 가득한 일정이 마음에 쏙 들었다.



아이스 워크와 개썰매를 신나게 즐기느라 피곤했는지 몸 이곳저곳이 쑤시기 시작했다. 여행의 피로를 풀기 위한 마지막 장소는 어퍼 핫 스프링스 Upper Hot Springs. 어퍼 핫 스프링스는 1884년 캐나다 퍼시픽 철도의 인부가 설퍼산에서 발견한 노천온천이다. 영어로 유황은 설퍼(Sulfur)로, 설퍼산의 유래가 되었다. 이 유황 온천이 발견됨으로써 밴프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처음에는 정말 유황이 많이 섞여 유황냄새가 많이 났다고 하지만, 현재는 유황 냄새가 거의 나지 않아 온천욕을 즐기기에 좋다. 캐나다 로키 온천 중 가장 인기도 많고,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이다.


어퍼 핫 스프링스는 첫날 갔던 밴프 곤돌라 근처에 있다. 산봉우리로 둘러싸여 있어 로키의 대자연을 바라보며 유황 온천을 즐길 수 있었다. 온천복과 수건을 빌려 온천으로 향했다. 37도에서 40도 사이의 물 온도에 기분이 좋아졌다. 효능이 뛰어나기 때문인지 공기가 좋아서인지는 모르지만 피로가 절로 풀리는 것만 같다. 눈덮힌 로키는 한폭의 그림같았다. 이런 멋진 풍경을 앞에 둔 채 느긋하게 온천을 즐기고 있으려니, 천국이 따로 없다. 온천은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밤 11시까지.

여행 DAY-5

진짜 공룡이 나타났다!

오늘은 드럼헬러 Drumheller로 이동한다. 로얄 티렐 공룡 박물관 Royal Tyrrell Musem of Paleontology이 오늘의 목적지이다. 티렐 공룡 박물관은 공룡 화석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부터 날아다니는 바다거북까지 보여 놀라웠다. 마치 공룡이 살아 움직일 것만 같은 디테일과 화석들이 진짜라는 점도 흥미를 더했다. 한국에서 보는 공룡 화석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완성도가 확 떨어지는데 반해 진짜 화석이라니!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심지어 박물관 한편에서는 실제 공룡 화석을 직접 발굴하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담당자가 관람객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하며 화석 발굴 작업을 진행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했다. 박물관 밖에는 여태껏 보지 못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배드랜드 Bad Lands 의 척박한 땅은 지금도 진짜 공룡이 나타나서 뛰어다닌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이곳에서는 화석을 찾는 트레일 코스도 있었다. 사막과도 같은 대지인 배드랜드에서 공룡 화석이 발견되었고, 현재도 발굴조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어릴적에는 공룡을 좋아해서 영화 '박물관의 살아있다'를 열심히 보고는 했었던 것이 떠올랐다. 어른이 되어서 해야할 일들에 밀려 잃어버렸던 즐거움을 다시 찾은 기분이다. 만약 어릴 때부터 공룡 박물관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면, 지금의 내 모습도 조금은 달라졌을까?


어릴 적 꿈을 뒤로 한 채, 캘거리로 돌아와 캘거리 파머스 마켓 Calgary Farmer's Market에서 늦은 점심 식사를 했다. 이곳은 캘거리의 식탁을 책임지는 곳으로 신선한 야채와 과일,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시장 내부는 넓고, 깔끔했다. 신선한 식재료가 가지런히 놓여 있으니 갑자기 쇼핑을 해서 직접 요리해서 먹고 싶어졌다. 일요일에는 파머스 마켓의 주요 스팟을 함께 도는 가이드 투어도 있다고 하는데, 이것저것 함께 맛볼 수 있을 것 같아 보였다. 캘거리에서 유명한 로컬 카페인 아날로그 커피는 파머스 마켓에서 꼭 맛봐야 할 것 중 하나다.


점심을 먹고 나서 도끼 던지기 AXE Throwoing를 했다. 실내에서 친구들과 함께 하기 너무 재미있는 놀이였다. 단순히 도끼를 던지면 되는 것 아닌가 쉽게 생각했는데, 과녁에 꽂히게 하는데에는 요령이 필요했다. 캘거리 사람들은 저녁 시간을 즐기러 자주 방문한다고 한다. 우리집 근처에 있다면 더 많이 오고 싶었다. 아무 생각없이 도끼를 던지고 있으니 스트레스가 절로 풀렸다.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 캘거리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식사만 남았다. 캘거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곳을 가고 싶은 마음에 선택한 곳은 랜치맨스 Ranchman's이다. 1972년에 문을 연 랜치맨스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마치 서부에 살고 있는 모든 카우보이들의 아지트처럼 느껴지는 장소랄까. 캘거리에 왔다면 카우보이 문화를 즐기기 위해 가기 좋은 곳이었다. 음식도 맛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았다. 흐르는 음악과 사람들의 분위기도 좋았다. 레스토랑 곳곳에는 카우보이 관련 물건들로 가득 차 있어 마치 박물관 같은 느낌을 풍기기도 했다.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앤 해서웨이와 제이크 질렌할이 함께 춤을 추었던 홀에서는 댄스 강습이 한창이었다. 맥주 한 잔과 함께 곁들여 먹는 시그니처 메뉴인 바비큐 립마저도 진짜 카우보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하기에 충분했다.


캘거리에서의 마지막 밤이 여전히 아쉽다. 캘거리 타워에서 시간을 보내며 아쉬움을 달랬다. 191m의 캘거리 타워는 캘거리의 대표적인 명소다. 캘거리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면 어디서든 보인다. 캘거리 여행 내내 훌륭한 이정표가 되어 준 곳이었다. 입장료는 $18. 무료 멀티미디어 오디오 가이드가 포함된 가격이다. 오디오 가이드가 영어로만 되어 있으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한국어 서비스도 제공되었다.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니 캘거리에 대해 잘 아는 친구가 구석구석 쉽게 설명해주는 것만 같다. 캘거리 타워 전망대 끝에는 바닥까지 유리로 되어 있었다. 긴장되는 마음을 누르고, 친구들과 함께 캘거리 시내가 훤히 보이는 바닥에 누워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곳에 올라서니 로키에서 즐겼던 꿈만 같은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 다양한 색깔의 조명이 도시와 어울려 아름답게 빛났다. 기념품 가게도 있어서 여행 마지막 날 친구들 선물 사기에도 그만이었다. 


** 캘거리 완전정복 여행일정 더보기: 클릭

여행 DAY-6

최고의 겨울 놀이터, 캐네디언 로키

이제는 캐네디언 로키를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새하얀 눈으로 덮인 산봉우리와 얼어붙은 은빛의 레이크 루이스가 눈에 선하다. 호수를 바라보며 애프터눈 티를 즐기고, 개썰매와 스노우튜빙, 스노우슈잉, 아이스 워크 등의 겨울 액티비티로 신나기만 했던 순간들. 평화롭고 순수한 자연의 세계에 있었던 6일간의 시간이 꿈만 같았다.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에서 깨어나는 느낌이랄까.


왜 내 꿈에 나타났는지 묻기 위해 왔던 캐네디언 로키였는데, 정작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니 계속해서 꿈에 나올 것만 같다. 꿈을 꿀수록 더욱 행복한 느낌으로 가득해지겠지? 다음번 캐네디언 로키는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는 친구들과 함께 와야겠다. 아침부터 밤까지 쉴새없이 스키를 타며 시간을 보내고 싶다. 스노우 튜빙으로 파우더 스노우를 맛만 느꼈더니 스키 타러 떠날 그날까지 기다리기 힘들어졌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밴프의 스키 시즌은 5월까지라는 점. 아직은 시간이 남아있어 안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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